많이 다르겠지
내가 인지하는 세계와
너가 인지하는 세상과
실제 존재하는 지금이
원본의 정체를 분간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어지러워
이런 한가한 소리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말과
경멸당하는 글자들
오래전 포기한 시도들과
그냥 해와 그냥 도망쳐가
공존하는 낮
집중의 틈과
침묵의 연속
비어있는 위장과
내가 조립하지 않은 몸의 설계들
떠오르고
생각나고
기다리거나
숨기려는 것들
긴장에 대한 긍정과
이런 판단에 대한 (오랜) 의심
진전 없는 대화들
대화 없는 후퇴들
다 쓸데없다고 여기면
정말 그렇게 될까 봐
쓸수록 알 수 없고
품으면 조바심 나고
기습하는 허기와
분리를 모르는 멍함
어떤 상태도 아닌 상태와
간절히 원하는 어떤 간격
헤맨 척하고 있고
실제 헤맨 적 많지만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또렷해질 때가 있어요
감싸서 쥐고 있다면
오히려 뿌옇고 흐릴 텐데
거기 멀리 있어서
자꾸 초점을 맞추고 있고
보이지 않아서 상상하고
들리지 않아서 쓰는
너무 많아
너만 없어
*Montbla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