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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점점

by 백승권

성경 (창세기) 첫 구절 보면

태초에 빛이 있으라고 해서

(이걸 어떻게 듣고 받아 썼지. 아담 빚기 전인데)

세상에 빛이 생겼다는데

당시 저술자 관점으로 세상은 지구일 텐데

우주가 탄생할 때 빅뱅이

첫 신호탄이라는 가설을 생각하면

뭐든 반짝거리는 것부터

스타트를 끊나 보다 싶어요


아이언맨도 대기권을 다 뚫고 나가기 어려운 데

육안으로 지구와 우주의

전체뷰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인간은 없죠.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신의 소박함을 문학적으로 비유할 때

우주의 먼지, 어린이 그리고 점이라는 표현을 쓸 때

절대자의 관점으로 자신을 인지하는 거잖아요.

인간의 시점이 신을 향한 게 아닌

신의 시점을 빌려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것


점끼리 합치면 점이겠죠

먼지끼리 만나면 먼지 나듯이

꼬마 둘이 만나봐야 꼬마들이잖아요


우주의 일부라고 스스로를 여길 때

내 뒤엔 우주가 있다고 으스댈 일은 드물죠

시공간을 휘게 할 만큼

우주가 지닌 무한의 광활함이 대단한 게 아닌

그 안의 점이 나라는 게 한없이 하찮아져요


절대적으로 보이지 않고

절대적으로 소리 나지 않고

절대적으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절대적으로 가만히 그런데 뭐

우주 안의 점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느 별이 그보다 자그마하겠어요

어느 빛이 그보다 느리겠어요


점과 점이 점들이 되어 뭘 하든

우주의 블랙홀이 활성화되어

인근 행성을 쿠앤크처럼 잘게

부수어 빨아들일 수 없을 텐데

섭리와 법칙이 그러게 열심히

적용될 수 없을 텐데


그럼 점이 늘면 점점이겠죠

점점이 점점점점점점점점이 되어도

신기한 점만 더 많이 늘어갈 것 같아


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점들은 점의 위치를 밝히고

점과 점을 이어가며

메소포타미아 유목민들이 발견하고

그리스 천문학자들이 정리하지 못한

새로운 별자리를 그리겠죠


(잠들기 전 여기까지 쓰고)


우리가 점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어


지금은 아니에요 내가 점이 될게요

그곳에서 우주가 되세요

가만히 고요한 거대한 우주가 되세요

나를 삼켜 시공간을 일그러뜨리고

폭발과 먼지로 온 세상을 암흑으로 뒤덮으며

우주가 되세요 점점 우주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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