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별 거 없이 지냈어요
가짜 대사를 반복하며 시간울 살해했어요
맴돌긴 하는데 이걸 쓸까 말까 망
설여지는 말이 있고 그게 확신이지만
표현방식과 타이밍에 늘 골몰하는데
처음 하는 이야긴 아니고 대강 아는 내용
이를테면 이런 건데 사랑하고 있어 미친 사람처럼
사랑은 하고 있는데 그게 나인데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게 가장 미스터리
무덤이 관을 좋아하면 이런 기분일까
존재한다고 믿은 적도 있었어요
아무도 설득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나는 믿었어 나의 믿음을 그런데
믿음이라는 것도 주유소 같은 곳을
들려서 에너지원을 얻고 나아가야 하는데
사실 그게 힘들었거든 목적지를 아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멈춘 적이 없었는데
내내 멈춰 있었어 보인다고 여겼는데
아니었어요
아니다... 길 잃은 이야기 지겨워
뭘 사랑한다며 밝고 즐겁고
부드럽고 귀엽게 이야기해요
그럴 수 있다면
사랑을 생각해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아해요 없으니까 앞으로도
없을 테니까
너무 오래 생각하니까
아무 거부감이 없어요
세상에 이런 것들 중
유해한 게 천지인데
사랑에 대한 생각은 그렇지 않아요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기로 한
대상에 대해 오래 생각하고 그 정체를
탐구하고 이미지를 기워내고
감정을 걸러내고 얼굴을 씻고
먼지를 지워 그러다 나를 일부 지워요
나는 더러웠으니까 사랑을 생각하려면
정결해야 해요 내가 더러우면 나를 없애고
새로운 나로 갈아입어야 해요
오래 그러다 보니
한숨과 농담을 잘 섞는 게 중요해졌어요
혼잣말로 모래성을 짓고
그 위로 쓰러져 잠이 들고
별의 죽음을 세며 울기도 해요
그만 울어요 울지도 않으면서
거지 같아 덜 배고픈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