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좀 마셨는데

견딜 수 없어질 때 승부를 택하지 않는다면

by 백승권

술을 좀 마셨는데 최근 몇 번의 퇴근길이 떠오른다. 도망치듯 걷고 있었다 목적지는 집, 방향도 집, 달아나듯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있던 공간에서 묻은 묵은 먼지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조금 서글프기도 했다. 내 선택에서 도망치는 것 같아서.


예측할 수 있고 이미 알고 있다 해서 경험의 농도와 후폭풍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잃어가는 것들이 늘어나고 빼앗겼다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견딜 수 없어질 때 승부를 택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일은 거리 두기다. 내가 움직여서 나를 밀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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