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측하며 자신을 속이는 행위는 얼마나 중독적인가
규모가 작다고 도덕성을 확보한 건 아닐 텐데 헷갈릴 때가 있다. 물론 시작의 시기라면 때가 덜 묻었다는 추측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동의받지 못할 선택을 하고 예상되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설득하고 합리화하는 시도는 횟수에 상관없이 우습고 초라하다. 바다가 멀수록 흐릿하게 보이고 거기엔 여기서 알 수 없지만 뭔가 좋은 게 있겠지... 억측하며 자신을 속이는 행위는 얼마나 중독적인가. 경험해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이미 경험한 것들과 비교해 유추하며 쉽게 단정하고 스스로에게 가장 듣기 좋은 결론을 내린다. 얼마나 더 천박해지고 덜 천박해지냐의 문제지, 천박해지냐 고귀해지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일들은 시간을 되돌리더라도 지금보다 덜 신중한 선택을 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눈 앞에 놓인 선택지가 더 크고 매력적이고 실존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으니까. 아무것도 정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정한 일 가운데에서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