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된 사랑만 할 수 있다면

by Glenn

이미 끊어진 줄 위

청중 없는 객기와

부스러진 좌절 사이에서

한참을 떨어지고 있어도

여전히 좌표를 모르고 버둥거려

부러진 발목으로

착지도 정지도 없이


상대방이 침묵하는 이유를 모르면

스스로에게 죄를 묻는 이상하지만

마력적인 설득력이 있는 습관


영화처럼

편집된 장면의

사랑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불행은 아무리 편집해도 줄지 않고

행복은 아무리 늘려도 너무 소박하잖아요


우리가 책이었다면

책갈피는 어디에서

시간을 갈라놓았는지


블록을 부수고

새로 조립하고

늘 새로운 모양으로

과거의 디자인을 잊고

다시 부수고 부수고 부수고

인간과 인간을 조립하려면

너무 많은 매뉴얼이 필요하고


걷다가

이미지를 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어요


불가능을 알면서도

불가능에 중독된

기형적인 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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