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지울 수는 없지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은

by Glenn

제목의 문장을 써두고 한참을 두고

그래도 괜찮을지 의문과 편견을 삼키고

뭔가 잘못한 사람처럼 두리번거리고

너는 모르고 나만 아는 실수가 있는지

시간이 지우기 전 서둘러 찾아 메모해요

미래의 내게 질책을 당하기 전

침묵으로 이실직고하며 마지못해 용서해 달라고


이렇게 어지럽혀진 정신의 방을

지닌 사람이 될 줄 알았더라도

조상은 내게 세상의 시민권을 부여했을까

어쩌다 과속으로 흘리게 되어서 평생

난감한 태도를 감추지 못한 건 아니었는지


무식한 확신은 시대를 무너뜨리고

넘어진 자아는 거울을 보며 울어요


불안, 두려움, 뭐라고 부르던

매일 누군가에게 안기고 싶고


뭔가를 많이 말하고 싶기도 해

들어주는 사람이 열과 성의를 다해

이야길 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의자와 이불 같은 거실이 되어주세요

립밤과 핫팩 같은 주머니가 되어주세요


저에게 다 주세요


사랑을 마친 저는 제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재활용되는 일 없도록

영혼의 파쇄기 안에 들어갈게요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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