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by Glenn

46명이 탄 버스는 긴 겨울밤을 달리고

고요한 엔진 소리를 화다닥 깨우는 전자음과 함께

맨 앞자리 노인은 전화를 받는다


권사님, ㅇㅇㅇ님이 소천하셨는데

같이 갈 시간이 되시나요

아 네 저는 병원 진료에 가야 합니다


느리고 짧은 인사와 함께

모두에게 들리는 대화는 거기까지


권사는 한 교회를

수십 년 다녀야 얻는 타이틀이고

소천은 경기 북부 신도시 이름이 아닌

교인이 고인이 되었다는 의미 같으며

병원 진료는 병원 진료


하나님의 살아있는 양은

이승에서 죽은 양에게 인사하지 않는다

장례식장이 아닌 병원에 가야 해서


둘은 너무 가깝지만

전화받은 노인에겐 여전히 멀 것이다


천국과 교회만큼

화장터와 십자가만큼


고인의 사정과

노인의 사정은

아무도 모른다


두 명의 살인자가 십자가 처형을 받고

숨이 끊기기 전 같이 처형받는 자에게 잘 보여서

한 명은 천국행 티켓을 바로 끊었다는

이야길 어릴 적 자주 들었다


사람을 죽여도

적절한 타이밍에 말 한마디 잘하면

슈퍼 패스라니


6일 죄지어도 1일 교회 가면

그만인 종교가 그렇지


며칠 후면 그분 생일이라며

사람들은 충동구매를 시작하고

그와 그의 부모를 믿는 자들의 군대는

이웃의 병원과 아이들에게 폭탄을 퍼부으며

팔다리를 자르고 굶겨 죽이고 있다


노인의 쾌유와 종전을 진심으로 바라지만

헌금 없는 혼잣말이라 가닿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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