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리 어떻게 되긴 하는 걸까
고장 난 삶이 임계점을 넘으면
기존의 기준들은 영향력을 상실해
뻔한 단어들을 나열한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아니라고
몸이 망가져도
정신은 허물어지겠지만
정신이 먼저 허물어지면
초월의 영역에 이르러
그런데 뇌가 분리되듯
내가 분리되어 어딘가에서
과거의 우릴 기억하고 있고
기억에 연결된 또 다른 내가
그걸 알고 있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서로를 만나고 있다면
보이는 세계를 버틸 수 있어
너무 시끄러워 귀가 터지고
너무 조용해서 도망치고 싶은
선택받고 싶지 않은 세계에서
스스로 격리될 수 있어
망상이 현실을 뒤덮는다면
망상이 정상인 세계일 테니
그 안에서 자유롭다면
보이고 들리는 세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우리는 어디 있나요
우리를 여기서 찾을 수 없어 다행입니다
죽어가는 곳에서 우리가 없어 다행이에요
금고문을 뜯어서 안타까움과
후회를 너무 많이 지불해서 파산했어요
여기저기 나를 팔아서 너덜너널 남지도 않았고
덮어주세요 가려주세요
두 팔로 감싸주세요
살려주세요
사랑해주세요
제발요
불쌍한 나를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없는 이름을 부르며 우는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