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할 때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 때
몸에 불이 붙었을 때
사라져 가는데 연기가 보이지 않고
열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
이게 상태인지 상황인지
정신 착란인지 착시인지 착각인지
분간하지 못할 때
왜 그래
대체 뭐 하고 있었어
보이지 않았어
뭐 하고 있던 건지
어느 방향으로 서 있었을까
턱은 어느 각도로 들고 있었나
허리는 어깨는 팔꿈치, 무릎은
분당 심장 박동은 눈 깜빡임 빈도는
왜 그랬어 왜 몰랐어
눈을 내내 담고 있던 것도 아닌데
왜 알면서도 왜 왜
추궁하거나 따지려는 건 아닌데
어디까지 무지했을지 갑자기 궁금했어
좋아한다는 표현이 맞기나 할까
수면이나 기절이 차라리 더 정확하지 않나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사후세계인가
뭘 그렇게 다 예상하는 척했나
비극을 예언하는 오만과
그걸 막는 능력은 애초
동시 성립할 수도 없는데
이건 후회나 한탄은 아냐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겠어
지금이 누군지도 모르겠어
감각도 감정도
뭐라고 불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