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지 못할 고마움
읽히지 않을 글을 쓰며
떠납니다.
처음부터 영원을 약속하지 않았지만
그렇다 하여 무례가 감춰지지 않는 점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떠나는 길입니다
초라한 단어와 문장으로
겪었던 일들과 느꼈던 감정들 단숨에 꿰어낼 리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한 점 후회가 없어서
다급했던 며칠 동안 스스로에게 놀랐습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일하게 해 준 당신들 덕분이었습니다.
육체와 영혼이 뜯겨져 나간 게 아니라
그때그때 말끔히 선과 면으로 매듭지을 수 있어서
존중받으며 쓰게 해 주고
경탄받을 감각과 능력을 태연히 보여줘서
같이 지내며 행복했습니다.
폭언과 행패에 견뎌주고
비논리와 외고집을 감내해주던
같이 일했던 분들에게
갚지 못할 고마움을 전합니다.
얼굴이 찌그러질 정도로 웃은 적 많았어도,
농담은 오늘까지입니다.
그럼 20000
2014년 12월 3일
카피라이터 백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