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트위터 스팸 계정이 풀린 듯
내 고통은 자막이 없다 -김경주/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지인의 회사에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일어나면서 소파에 기대어 있던
초등 8세만 한 물건이 스쳐
넘어졌다
떨어져 앉아있던
물건 주인이 놀라 일어섰다
난 갑자기 벌어진 일에
급히 사과했다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목소리가 높아졌다
고성은 옆으로 번졌다
이게 무슨 일인가 멍하니
그렇게 큰일인가 남일처럼
생각에만 잠겨 있던 날
세 명의 지인이 둘러싸
변호하고 보호하고 막아주었다
물건의 주인에게
안타까움을 표함이 아닌
세 분의 고마움을 오래
기억하려 기록으로 남겨둔다
물건은 하드케이스에 담긴
악기였다
누구나 장점은 있다
이걸 인정해야
견딜 수 있다
매일 또
내일
인간에 대한 판단이
점점 부질없다
반복될수록
'그래서 나는 다른가'
로 귀결된다.
다르지 않은 부분이 늘어날수록
인정하고 수긍하다가
결국 비슷한 인간이 될까 봐
최소한의 이성으로
가늠하고 판단하고
거르고 재단하며
지켜본다
극소수만 남긴다
나의 사람들
세 시간도 못 잘 땐
네 시간 자고 싶고
두 시간도 못 잘 땐
세 시간 자고 싶고
한 시간도 못 잘 땐
죽고 싶다
도로시 너무 귀여워…
사진 볼 적마다 미쳐버리겠다…
“니들은 개돼지처럼 다뤄야 말을 듣겠구나.”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멍해졌다
저열한 밑바닥을 드러내야 상대에게 온전한 감정이 전달된다고 여기는 이에게 이해와 관용은 얼마나 소모적인지, 완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난무해야 하는지, 차라리 애초 징벌 형태의 단절로 다수의 미래를 보호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환부는, 도려내야 한다.
싸움이 필요할 때도
싸움이 불가피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 동안
대부분 눈에 보이는
대부분 싸움들은
대부분 개싸움인 경우가 많다
전부는 아니고
대부분
대. 부. 분.
적당히. 가 좋다가 아닌
싫다와 결합하는 순간
주변 공기가 불편해진다.
대부분 언제든 싫어질 만큼
적당히 좋아하거나
쉽게 용서할 만큼
적당히 싫어해서인지 알 길 없다.
나는 주변 인간에 관해서는
적당히 싫어하거나
좋아한 적이 없었다.
선은 늘 굵고 진했다.
아내는 예쁘고
나는 나이 먹는다
도로시 앨범을 제작했다
도로시의 사진만 담긴 첫 번째
LP사이즈 안에 커다랗게
도로시의 손발과
도로시의 눈코 입과
도로시의 순간순간 순간이
눈부시게 담겨 있다
한컷을 양면에 꽉 차게 담았다
아내의 앨범을 만들어서
받을 때마다 이런 기분이었다
눈이 뜨거워지는
도로시 100일
엄마 100일
아빠 100일
이모 100일
할아버지 100일
할머니 100일
모두의 100일
오늘은.
방금 상대팀 담당자의 나이가 어리다고 짐작되어 뭔가 상식적이라 여겨지는 존중과 대우를 바라는 자신을 발견했다. 일하는데 상대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일정 거리 이상 좁혀지지 않은면 나이도 거의 안 물어보지만 연차는 궁금했는데. 그걸 알아서 뭐…
사람 상대하는 스트레스만 조금만 적었어도 이 정도 부치지는 않았을 텐데… 암튼 인간에 대한 잔여의 애정마저 싸늘하게 말라버리게 하는 이들이…그런 상황들의 누적이 있다. 도로시가 보고 싶다. 도로시를 보고 있는 아내도. 집에 가고 싶다. 욕 그만 하고.
연민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연대를 버거워하는 이들에게 연민은
당장 죽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알게 해주는 유일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민은 더 절실히 사용된다.
상대의 죽음을 지켜볼 수 없다는
나약한 절박함으로.
오늘 김훈 작가의 절판된 책을 구할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하루가 버텨질 수 있었다.
'사과는 회개가 있어야 가능하며, 그 사과는 가해자의 존엄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은 국가와 인간은 아무리 근사하게 치장해도 야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강금실 변호사
한국과 회사가 합하면 왜 다들 지옥이 되나.
오늘은 123이다
도로시 태어난 지
오늘은 123일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찾아와 “지금 자살하지 않으면 너를 제외한 너의 모든 지인과 세계가 괴멸할 거다.”라고 협박하여 고뇌에 휩싸이다가 자살하려는데 과거의 내가 찾아와 “믿지 마, 미래의 나는 존재하지 않아”라고 말하며 말리는 장면을 막 상상해봄.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캐럴
도로시는 하나의 표정으로
천 개의 말을 하는 순간이 있다.
며칠마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발견하게 된다.
나만 '관람자'였구나. 나를 제외한 모두가 한판의 바둑을 두고 있었다.
-미생
휴가다 신난다
12월엔 주말이 없었고
01월엔 팀장이 없어서
혼돈의 카오스를 틈타
무리를 빠져나오기로 했다
휴가가 끝나자마자
피티가 시간과 공기를
집어삼키겠지만
어쨌든 휴가다
도로시와 놀 수 있다
아내와 밥을 먹을 수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다
휴가다
오스카상은 수상 부문 타이틀만 훑어봐도 영화가 얼마나 엄청난 공정으로 만들어지는지 알 것 같다. 음악 관련만 해도 음악상. 주제가상. 음향편집상. 음향 믹싱상..
티브이를 켜니
봄날은 간다
이영애 정말 장난 없구나... 등장하는 모든 씬이 콘셉트 화보다
상우 씨 나 김치 못 담가
내가 담가줄게
-봄날은 간다
끝나간다고
뭐가 끝나가는데
어후 답답해
-봄날은 간다
은수 씨 내가 라면으로 보여 말조심해
-봄날은 간다
일본 광고 상황극에는 꼭 혼을 내는 남자 어른이 등장한다. 병맛 터지는 소리로 상황 해결.
도로시와 같이 있으며
듣는 음악이 다양해졌다
팝, 발라드, 인디, 재즈,
힙합, 피아노곡,
그 외 클래식, OST 등
아는 건 설명해주고
모르는 건 같이 들으며
신나 한다
동요를 반복 청취하면서
불러줘도 좋겠지만
거부감이 없는 한
주로 같이 들으려 한다
웃는다
일과 단절하고 일 외의 다른 것에 몰입하며 수일을 보냈다. 이렇게 휴가의 원시적 의미에 가장 가까운 형태의 휴가는 처음이다. 도로시 재우고 도로시 씻기고 도로시 먹이고 도로시 놀아주고 도로시 병원 가고 도로시 달래고 도로시 웃기고 도로시 책 봤다. 아내와 함께
거짓말의 아버지이자 태초의 살인자여
-검은 사제들
오늘도 치열했다
나 없는 집에서
도로시가 운다
무례도 무례지만
자기가 무례한 줄
모르는 애들 때문에
일이 더 꼬인다
단기적 결과만 좋으면
무례도 과정이라 여기는 것들
난 조직적이지 않다
조직의 변화에 관심이 없다
조직의 변화에 믿음이 없다
조직의 변화에 영향력도 없다
다만 그만큼 조직의 변화가
나의 변화에 미치는 것을 경계한다
최소한 조직의 결정이 나의 결정에
방해가 되지 않길 염원한다
조직은 타인이다
그뿐이다
늘 느끼는 건데
최악은 현재가 아니었다
최악은 여기가 아니었다
타인들의 과거가
타인들의 그곳이
늘 나의 현재와 여기를
차악으로 만든다
커피를 빨리 마시려
바닥까지 빨대를 닿게 해서
단숨에 들이켜는
누군가를 발견할 때마다
뭐가 저렇게 급한가…
뭘 저렇게 쫓기나…
싶다
나
자리를 피한다
멈춰 있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는 경우가 있다
약속한 이들은 움직이는데
누군가 그렇지 않다면
약속을 지킨 이들의
시간은 격차만큼 소멸된다
시간은 갚을 수 없다
더 벌어지는 격차를
견딜 수 없어
떼어놓는다
자리를 피한다
어쩌다
팀을 이끈다
시키지도
쟁취한 것도
아니다
누가 물었을 때
같이 침몰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나는 끝까지 살고 싶고
부수적 인명구조는
안고 갈 수 있다
설령 그 안에 누구
맘에 들지 않아도
모두 같이 죽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럴 수 없다
100D 렌즈 앞에서 도로시는
벌새의 날개처럼 팔다리를 움직인다.
최규석 작가의 송곳은 이제 한편 한편이 시가 되어 간다.
컷과 글들에 안구와 의식이 더 깊이 베어지고 있다.
세계가 멸망하는 영화가 늘 만들어지는 건 사람들이 구원이나 희망을 믿는다기 보다 세상을 멸망하는 꼴을 남의 작품을 빌어서 라도 보고 싶어서가 아닌가 싶다.
버스가 난파선 같다
7년 전 결혼했던 신사역 근처 예식장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다. 요즘은 출근할 때마다 그 앞을 지난다. 그날 아침의 일들과 그곳에 들어가기까지의 일들이 떠오른다. 그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축가를 불렀다.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축가라는 걸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