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AM
지난 목요일을 떠올리며 눈을 떴다. 5AM. 눈은 다시 감기지 않았다. 남은 소설을 읽었다. 내가 선정한 국내 3대 문장가 중 한 명의 원고. 내가 쓸 수 없는 문장과 쓰고 싶어 열망했던 표현이 같은 지면 위에 밀집해 있었다. 동경과 무력감이 동시에 밀려와 피로한 동공을 불태웠다.
대다수 사람들의 경험이 받아들인 표현으로 쓰인 이야기와 반대편 다른 소수의 단어들로 직조된 이야기들로 나뉜 세계에서 원고는 기꺼이 후자의 맨 앞자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예비하고 있었다. 이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의 문장들은 잉태되기 전부터 유전자가 다른 것 같았으니까.
마침내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더위도 밤공기도 아닌 조금 열린 창문 옆에서 넘기는 소설과 함께. 차기작(영화) 준비 중인 톰 포드의 미발표 시나리오 같기도 했다. 싱글맨(톰 포드), 상실의 시대(무라카미 하루키), 마틴 앤 존(박희정)의 공기들. 사고일까, 살해일까. 적어도 '그'는 외롭지 않다. 집착과 탐닉 속에 무기형으로 복역 중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