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밀크

기아자동차 매거진. 2012년 2월

by 백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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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문화&오가닉 캠페인 ‘콘서트 밀크’


부드러운 우유와
섬세한 클래식 선율이 만났을 때


클래식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과거 상류계급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서인지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호는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은 물론 독일도 마찬가지였죠. 팝 문화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더 이상 클래식을 찾지 않았고, 독일 최고의 콘서트홀 Konzerthaus Dortmund의 재정과 운영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부진을 타계할만한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었죠.

아이디어는 의외의 지점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유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던 중, 클래식 음악을 들은 젖소들이 보다 많은 양의 우유를 생산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죠. 이러한 연구결과를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의 건강으로 연결시켜 ‘클래식은 이롭다.’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알리기 위해 유명 스타가 아닌 젖소를 직접 등장시키기로 하죠. 젖소들에게 클래식 곡을 들려주었고, 이렇게 생산된 우유는 작곡가와 콘서트홀 이름이 쓰인 병에 담겨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유와 클래식의 만남, 이것이 바로 ‘콘서트 밀크’가 탄생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젖소들은 다른 곡을 지정받고 그 곡의 선율이 녹여진 우유를 생산했습니다. 건초더미와 나무 울타리, 젖소들로 빼곡한 외양간에서 말끔히 차려입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첼로와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죠. TV와 신문, 옥외 등 눈이 닿는 곳곳마다 이를 알리는 광고가 집행되었고, Konzerthaus Dortmund는 콘서트를 열 때마다 시음행사를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클래식 선율이 녹여진 우유라니!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과 젖소의 만남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고, 이렇게 태어난 우유는 구미 당기는 경험이었습니다. 애호가들을 넘어 많은 이들이 클래식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었고, 좋은 우유의 기준을 재정의하는 독특한 사례가 되었죠.

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한 곳에 모이는 자리, 2011 깐느 국제광고제는 콘서트 밀크 캠페인에 티타늄 부문 은상을 안겨줬습니다. 기록적인 우유 판매는 물론, 쇠락하던 클래식 문화에 되살리는데 기여했다는 점이 독일 시민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아이디어로 인정받은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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