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 샤프디, 조쉬 사프디 감독. 언컷 젬스
하워드(아담 샌들러)는 보석상이다. 짝퉁 롤렉스 시계를 잘 쳐준다며 진짜처럼 파는 사기꾼이다. 깡패의 돈을 갚지 않아 종일 협박당하고 쳐 맞는 채무자다. 스포츠 도박 중독자다. 그는 깡패의 돈을 빌려 스포츠 도박에 퍼붓고 자주 잃는다. 두 자식과 아내가 있다. 하워드의 아내 디나(이디나 멘젤)는 남편을 경멸한다. 이혼 직전이다. 애들은 모른다. 하워드는 대놓고 불륜 중이다. 보석상점 여자 직원 줄리아(줄리아 폭스)와 불륜 중이고 전에 살던 고급 아파트에서 둘은 서로 좋아 죽는다. 그의 인생은 조용할 날이 없다. 하워드는 종일 욕하고 욕먹고 때리고 맞고 쫓긴다. 어느 날 기다리던 물건이 도착한다.
오팔. 어벤저스에서 타노스가 모으던 젤리 보석이 땅속 한 곳에 묻혔다면 저렇게 생겼을 것이다. 채굴된 상태에서 커팅 없이 가져온 원석이다. 하워드는 환호성을 지른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저걸 가져다 경매장에 내놓으면 100만 달러는 넘게 받을 거라는 확신에 가득 차 있다. 근거 없는 확신. 하워드는 환상을 먹고사는 짐승이다. 그는 충동에 빠져 도박에 많은 걸 걸고 자신의 비이성적 직감을 전부라 믿으며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사기 치고 윽박지르고 말도 안 되는 흥정을 한다. 그런 하워드에게 아프리카 유대인들에게서 날아온 오팔 원석은 인생의 기회다. 마치 언젠가 대박 터질 스포츠 도박 같은.
NBA 슈퍼 스타 케빈 가넷이 찾아온다. 보석 좀 몇 개 팔려고 했지만 케빈은 오팔에 눈이 먼다. 오팔 원석의 영롱하고도 찬란한 빛 속에서 계시를 얻는다. 가져간다. 그리고 당일 경기에서 날아다닌다. 오팔은 케빈에게 행운의 보석이 된다. 하워드 역시 기회를 본다. 대박의 기회. 사실 경매에서 사기 쳐서 더 비싸게 후려쳐서 넘기려다 실패한다. 그러다 케빈에게서 어떤 직감을 얻는다. 그의 다음 경기에 모든 걸 건다. 그 돈은 자기 돈도 아닌데. 그리고 갚을 돈도 많은데. 갚지 않으면 다시 발가벗겨지고 쳐 맞고 난 뒤 트렁크에 갇힐지도 모르는데. 하워드에게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도 미래도 없다. 하워드에겐 오직 환상뿐이다. 대박 칠 거라는 환상. 그는 15만 달러가 넘는 돈을 케빈의 경기에 베팅한다.
그리고 혼자 농구 경기 중계에 집중했을까. 그럴 리가. 깡패들이 찾아와 하워드를 겁박했고 하워드는 내가 이번에 대박 치면 모조리 다 갚을 테니 기다려 허세 떨며 그들을 가둔다. 그래, 폭력과 살인이 주업인 이들을 가게 한구석에 가둔다. 경기는 이긴다. 대박은 터진다. 하워드는 만세를 부른다. 인생에서 기다리던 최고의 순간. 깡패들이 갇혀 있던 잠긴 문을 열어준다. 문이 열리고 하워드는 죽는다. 사기꾼. 욕쟁이. 허풍쟁이. 불륜남. 스포츠 도박 중독자. 미국 농구에 열광하는 유대인. 하워드는 죽는다. 같은 시간, 하워드가 준 돈으로 모조리 베팅하고 얻은 수익을 챙긴 줄리아는 하워드와 기쁨을 즐길 생각에 웃으며 돌아오고 있었다. 하워드가 사랑했던 유일한 사람이자 하워드를 사랑한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부제를 짜증 나는 하워드의 대책 없는 인생이라고 붙여도 크게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하워드의 얼굴, 욕설, 쉴 새 없는 문자메시지, 상대방의 짜증 나는 표정들을 클로즈업하며 하워드의 인생을 끈질기게 조소한다. 처음엔 오팔 원석에 맞아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오팔 원석은 선택받은 자에게 저주가 아닌 행운을 가져다주었고 다른 한쪽의 나비효과가 되어 도미노처럼 하워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결국 그리고 모두 하워드가 자초한 결과였다. 살아있는 모두를 속이고 배신하려 했던 남자, 스스로를 연민하며 피투성이 얼굴로 울음을 터뜨리던 순간조차도 그는 보는 사람을 짜증 나 미치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어떤 럭셔리 스타일도 그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원가보다) 과장된 가치로 사고파는 보석과 경매처럼, 하워드의 모든 선택은 극단, 집착, 불안, 광란, 흥분뿐이었다. 한순간도 진정하지 못했다.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보였다. 불안과 충동에 매달리지 않으면 잠시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사람. 만약 죽지 않았다면 거액의 수익을 거머 줬다면 하워드는, 빚을 모두 청산하고 아내와 화해하며 보다 나은 안정적인 사람이 되었을까. 그의 죽음은 브레이크였다. 아마 살았다면 더 큰 사기와 더 큰 도박에 빠져 더 큰 불안에 휩싸였을 것이다. 영영 커팅될 수 없는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