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가까이 다가앉지 마요.
거짓말 같겠지만, 난 사랑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알려줄 수가 없어요.
내가 잠시 가졌다가 놓친 사랑의 기억들을
헤집고 들여본다면,
사랑의 슬픔이나 기쁨이나 고통이나 환희
같은 것들의 꼬리를 붙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찰나의 감정들은 사랑의 본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가리는 일에 적극적이지요.
마치 안개가 자욱한 거리에서
길을 찾으려 한다거나,
거품이 가득한 맥주를 겨우 한 모금 마시고
그 맛을 짐작하려 할 때처럼,
사랑의 본질을 재치 있게 정의한다거나,
사랑에 대한 그럴듯한 비유 같은 걸
내놓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것들로는 사랑의 고작 한 조각을
어렴풋하게 추측할 수 있을 뿐,
전체의 그림은 결코 볼 수가 없어요.
마치 코끼리의 코나 발바닥을 들여다 보고
코끼리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