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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한나의도시 Mar 30. 2016

마시멜로 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그 생각을 하면 외로워졌다.

하나의 단어에서도, 언어에 현학적인 사람들 앞에서 펼치는 주장이 아니라

연인들이 서로를 이해시키려는 연인들에게 간절히 중요한 하나의 단어에서도

오류가 발견될 수 있다는 생각. 클로이와 나는 둘 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 사랑은 우리 각자의 내부에서 상당히 다른 것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밤에 같은 침대에서 같은 책을 읽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나중에 우리가 각기 다른 데서 감동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결국 다른 책이었던 셈이다.




나는 마치 어느 것이 가닿을지도 모르면서 허공에 수백 개의 포자를 방출하는 민들레가 된 느낌이었다.




사랑의 모든 언어는 과도한 사용으로 훼손되었다.




순간 나는 무료로 나오는 작은 마시멜로 접시를 보았다.

갑자기 내가 클로이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마시멜로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내가 클로이의 손을 잡고 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나는 너를 마시멜로 한다고 말하자,

그녀는 내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것이 자기가 평생 들어본 말 중 가장 달콤한 말이라고 대답했다.




그때부터 사랑은 , 적어도 클로이와 나에게는, 이제 단순히 사랑이 아니었다.




그것은 입에서 맛있게 녹는, 지름 몇 밀리미터의 달콤하고 말캉말캉한 물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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