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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떼구르르꺄르르 Mar 12. 2022

INFP 작가 되기 프로젝트

MBTI 과몰입러의 과도한 계획 세우기

이 글은 유튜브 (규킷리스트_초등교사의 자기 계발) "INFP 특징, 성격 활용해서 직업은 초등교사, 서울대 대학원 졸업했어요!" 영상을 보고 쓰게 되었다.


나는 인터넷에 개방되어 있는 MBTI 테스트(엄밀히 말해 진짜 MBTI 테스트는 아님)를 가끔 생각나면 재미로 한다. 16 personality라는 사이트에서 한국어 버전, 영어 버전을 둘 다 해보고, TRUITY라는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것 이렇게 세 가지를 해본다. 흥미로운 것은 2020년과 2021년 중반까지는 꾸준히 ENFP가 나왔고, 작년 후반기부터는 꾸준히 INFP가 나온다. 이것은 내가 부서장일 때와 아닐 때의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20세 때 실시했던 MBTI 결과는 (이걸 왜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ISTJ가 나왔었다. 부서장일 때의 ENFP와는 정 반대의 결과여서 그때그때 내가 처한 상황과 많은 연관이 되는 것 같다. 여하튼 현재의 나는 INFP이며, INFP의 특성들과 정말 스스로가 많이 일치한다고 인정한다.


INFP들은 꾸준한 것을 잘 못한다. 그러나 톡톡 튀는 망상이나 아이디어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완벽주의의 늪에 잘 빠지는 성향이기도 하다. 최근 내가 꿈꾸게 된 작가의 길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을지 요즘 많이 생각한다. 우선 여러 가지 데이터들을 많이 축적해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써야 한다. 무엇이 되었든 일단 계속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와중에 해당 유튜브 영상이 거짓말 같이 내 알고리즘에 떴다.




영상에서 제시하는 5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영상 내용 요)


1. 꼭 (마감일) 정해놓기 :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미룬다. 그러나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잘 해낸다. 그래서 꼭 마감일을 설정해두어야 한다. 마감일이 없으면 그냥 안 한다.


2. 시작은 (가볍게) : 왜 미루는 것인가? 그냥 게으르기도 하고 완벽주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마음가짐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도 결국 열심히 하게 되어 있다.


3. (세세한 계획)은 금물 : 계획 짜는 것을 좋아해서 잘 짜지만, 계획을 짜 놓고 안 본다. 매일매일 다르게 융통성 있게 계획하는 것이 중요.


4. (시스템)을 활용하면 사람이 달라짐 : 게으름을 막아줄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너무 경쟁적이면 안된다. 자기중심적이고 남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 칭찬해주면서 피드백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 주목받기 싫어하는데 은근히 좋아하기 때문. 그리고 스파르타식, 권위적, 강압적인 곳은 안된다. 그런 성향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곳, 인간관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곳은 피해라. 인간관계에 기가 빨리는 성향이기 때문이다.


5. (기록) 남기기 : 이것저것 사부작사부작 많이 하는 편인데, 기록을 해놓는 게 중요하다. 이것저것 건드려본 것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칭찬 피드백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데, 기록이 없으면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잘 까먹기 때문이다. 게으름이 덮쳐올 때 기록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INFP는 마음먹는 것이 어렵지, 마음을 먹으면 추진력은 대단하기 때문에 5가지 특징을 잘 활용합시다.  



영상을 보면서 너무 전율(소름)을 느꼈다. 저건 바로 나이기 때문. 운동해야지 하면 1년 내내 매일매일 조깅하라고 캘린더에 반복 일정 넣고, 글쓰기 해야 한다며 주 4회 20분 글쓰기를 캘린더에 반복 일정 넣는 나다. 거기다 권위적인 것, 인간관계 싫어하는 성향까지!


우선 이 경이로움을 이 글로 기록한다.


세세한 계획을 짜지 말라고 해서 조금 괴롭지만, 이것은 기록이니 생각나는 것은 모두 기록해본다.


대학 2학년 때 '문학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했었다. 7명이라는 조촐한 클래스에 옵세기질 있으신 노교수님은 수업 내내 교수님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는 연습을 시키셨고, 필통에다가는 '졸면 내 꿈이 죽는다'라는 무시무시한 문구를 써놓도록 하셨다. 그때 접한 작품들과 과제(라고 쓰고 독후감..)들은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문학의 이해' 과목 자체가 선택과목이었는데, 왜 이 과목을 선택했냐고 물으신 질문에는 나는 '내 일생을 자서전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에'라고 대답했다. 물론 거창한 인생의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겪은 일들이 내가 죽고 나면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이 너무 아쉬웠고, 이야기들로 남겨놓고 싶었다. 나의 자서전 프로젝트를 교수님은 무척이나 응원해 주셨다.


그 수업을 들은 지 13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든지 브런치로 자서전 프로젝트에 대한 불씨를 겨우 살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독립영화나 각본,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앞으로 1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7년의 밤' 정유정 작가처럼 이중생활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들었다. 그 와중에 저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감이 잡힌다.


1. 마감일 정해놓기 : 마감일은.... 2034년이다. 내 연금이 시작되기 전....

2. 시작은 가볍게 : 지금은 하루 20분 타임어택 글쓰기를 계속 해보는 것이다.

3. 세세한 계획은 금물 : 아 진짜 세세하게 계획 세우고 싶어 안달나 있지만 세우지 않는다.

4. 시스템을 활용 : 이것은 글쓰기 모임에 가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칭찬 피드백과 조회수로 연명해야 할 듯.

5. 기록 남기기 : 지금 하고 있음. 그리고 앞으로 배우는 무엇이든,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Connecting dots라고 생각하고 남겨두어야지.


시작이 반이다.

INFP의 시작은 위대하다.

INFP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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