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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떼구르르꺄르르 Apr 27. 2022

4월의 초록

싱싱하고 어린잎 아래에서

점심을 먹고 간단히 산책을 했다. 실내보다 실외가 시원한 날씨다. 긴팔 면티셔츠 한 장 입고 바람을 즐기고 싶은 온도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며 적당히 기분 좋은 그런 시원하고 따뜻한 날씨.


2~3주 전에는 이 길이 눈보라같이 황홀한 길이었는데 벌써 초록이 가득한 길이 되었다. 이도 저도 아닌 황금비율의 온도가 더 좋아지는 것은 새싹도 아니고 한여름의 진득한 초록도 아닌 딱 4월의 초록 덕분이다.


이 구도와 온도에는 연인들의 데이트가 딱 어울린다. 봄옷을 입고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둘 중 한 명은 하늘색이나 노란색 카디건을 입었을 법한.


이도 저도 아닌 설레는 초록이라 그런지 설렘을 유발하나 보다. 설레는 온도, 색감, 구도, 그리고 4월 말이라는 봄기운의 마지막 날짜까지. 이 순간을 사진 속으로 넣어놓고 글이라는 지퍼팩으로 꼭 닫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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