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생각 없는 나라도 괜찮겠니
애들을 픽업하며 기다리는데, 나머지 한 놈이 안온다.
약속한 시간보다 늦는데, 나머지 애들이 늦은 아이 혼내주라 한다.
백미러로 보니 한 아이가 뛰어 오는 게 보인다.
"우리...슬슬....가볼까?"
브레이크를 떼고 스멀스멀 출발하는 내 차.
아이는 당황해 뛰어온다.
그 장난이 재미있다.
볼 일을 보고 집에 들어가는 길.
신호가 걸려 서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쌤! 어디 가세요?"
"나? 들어가는 길인데???"
애들이 뒤에서 뛰어온다.
그렇게 반갑게 뛰어오다니...그것도 중학교 3학년인데.
"어디가? 타! 태워다줄께"
"쌤...저 렌즈 사야하는데 ㅜㅜ 용돈을 다 썻어요."
"으이구. 어쩌냐. 근데 그거 꼭 필요해?"
"내일 이뻐보이고 싶은데, 모처럼 주말이라 화장도 하고 싶구..."
"그럼, 사! 사면 되지. 가자!"
"....??"
"내일 이쁘고 다음 날은 내가 보기 이쁘게 숙제 잘 해오기, 어때?"
"네!"
렌즈 사고 차로 돌아오며 아이가 환하게 웃는다.
그러면 된거지. 저렇게 좋을까. 그러면 된거지.
수업을 마치고 오랜만에 편의점을 갔다.
유행한다는 과자가 먹고 싶어서다.
없다고 한다.
조금 더 큰, 조금 더 큰 슈퍼마켓을 뒤진다.
아이들을 우연히 만났다.
"어? 쌤 뭐하세요?"
"아! 나 000 먹고 싶은데, 그거 안파나봐ㅜㅜ"
"아! 저 그거 어디 파는지 알아요. 같이 가실래요?"
"진짜?? 가자!"
아이들과 뛰어서 동네 다른 마트를 갔다.
마트 안에서 과자를 향해 뛰어갔다
드디어 찾았다.
찾아준 아이에게 고마워 두 박스를 샀다.
"이건, 너 가져! 찾아주고 같이 와줘서 고마워."
"진짜요? 고맙습니다."
":내가 고맙지, 너 아니었으면 못먹었잖아"
"근데요, 쌤....쌤은 마트 왔는데...장 안봐요? ㅎㅎ"
과자만 사고 몇 천원 계산하는 내 모습이 낯설다고 한다.
"오늘 살 건 이거니깐.ㅎㅎㅎ 집에 밥은 냉장고 털어먹으면 되지"
"맞다! 쌤이 지난 번 해주신 김치 볶음밥 맛있던데요."
"너희가 배가 고프니깐 다 맛있는거야 그 정도는 언제든 해주지!"
대학 발표가 하나씩 나며 아이들 연락이 온다.
된 아이들도 있지만, 미끄러진 아이들도 있다.
늘 이떄는 몸살이 난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을 한다.
"쌤, 저 000 학교 예비번호 떴어요. 안될 수도"
"고생했다. 뭐가 되든 쫄지 마 네 뒤에 나 있잖아"
"쌤! 저 합격했어요."
"고생했네, 아쿠...내 새끼"
"쌤 저 술 마시러 가도 되요?"
"그럼! 내가 사지, 치맥하자"
"근데 쌤, 제가 왜 선생님이 꿈이 되었는지 아시죠?"
"뭐래~~ 너가 나보다 백 배 나을걸!"
"난 철이 안들어서 ㅎㅎ 언젠가 너희가 나 말려야할텐데"
"그럼요! 계속 그렇게 지내주세요. 저희가 쌤 먹여살릴께요"
"우와! 나 실버타운 보험 안들어도 되나?"
"에~이. 그런 거 왜 가요. ㅋㅋ 저희랑 여행도 가고 옆에 딱 계셔야죠"
"쌤은 철이 안들어서 저희가 돌봐야해요"
내가 무슨 복으로 이런 대우를 받나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아이들의 빈말이 될지라도,
아이들의 그 마음은 진심이라는 걸 안다.
영원히 철이 없을지라도
그래도
내 망도 받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