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순간도 허투루 살지 말자
내 생일
돈이 없다던 남편이 작은 케잌으로 생색을 냈다.
내가 여태 어떻게 하고 살았는데, 아니 내 나이에 이걸로 고맙다고 해야하나?
한 달째 시끄러운 속이 가라앉지 않는다.
수업이라는 구세주가 있었다.
수업하는 동안은 아무 생각이 안난다.
그나마 우리 집 구원투수였다.
바가지도 횟수는 줄어들고 나는 속이 시끄러운 걸 잠시 잊는다.
그런데 이번에 꽤 오래간다.
괘씸하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투덜거린지 어언 한 달째다.
나도 징~~ 하다.
그러다 한 아이가 수업시간에 말한다.
"쌤, 근데요. 오늘도 여기 와서 선물 받은 거 같아요"
" ?? 야~~ 너 오늘 설날이야. 이런 날 수업이 무슨 선물이야"
"잠시만 나가보세요"
숙제를 안해왔지만 이 날 여기 온 게 어딘가 싶어 아무 말도 안하던 차였다.
교실 안에서 부시럭 부시럭 소리가 난다.
"오셔도 되요"
"......."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한움큼 사서 가방에 잔뜩 숨겨왔다.
"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도 선물같이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넌 혹시 천사니? 나 깨달으라고 하나님이 보내신거니?'
순간 어안이 벙쪘다.
"00아!, 근데 너 오늘같은 날 공부 하고 싶어? 명절인데, 뒹굴뒹굴...뭐 이런거잖아"
"그렇긴한데요. 그건 낮에 실컷했구요. 그랬다가 숙제 다 못했구요....
이렇게 나오니깐 좋더라구요"
내가 뭐라고....
여태 떼를 쓰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내 생일이 무슨 탄생일도 아니고, 예수님도 아니고...
저 아이를 만난 건 내 인생의 선물이겠구나.
같이 앉아있는 걸로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싶다.
편의점에서 과자사며 내가 좋아할 생각에 뛰어왔단다.
내가 이 선물을 받고 더한 걸 원한걸까
내가 위대한 사람도 아닌데 뭘 그리 당당히 요구한걸까.
과거를 돌아보지 말자.
후회가 아닌 반성을 할거면 깔끔하게 하고 더 이상 돌아보지 말자.
그리고 오늘부터 한 순간도 허투루 살지 말자.
이 아이가 준 저 과자값을 해야하지 않을까.
자기가 온 맘을 다한 그 사람이 그 만한 가치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난 오늘 다시 잘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았다.
새해 복 정말 많이 받게 나도 노력할께
고맙다 공부하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