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친구야

by 메아리

유난히 우는 소리가 큰 아이.

하얀 얼굴에 목소리도 큰 아이.

유쾌하게 웃는 소리도 큰 아이.

체구는 크지 않은데 유난히 유쾌한 아이가 내 아이다.

얼굴이 하얗다보니 울면 더 벌게져서 보는 사람도 딱하다.

성질이 한성질하였던지, 어릴 적 울다가 눈 밑 심줄이 터지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어머님, 00이가 좀 속상한 일이 생겼어요 학교 오실 수 있으세요?"

"왜요? 어디 다쳤나요?"

"그건 아닌데... 에구... 지금 많이 울어요. 오셔서 설명도 들으시고..."

"네.."

동네가 크지 않다보니 같은 반 엄마가 연락을 주셨다.

남자아이들의 짓궃은 장난이 원인이었다.

한 번만 하면 툴툴거리고 말 일을 아마도 두어명이 더 해댄 듯 하다.

한참 학교폭력이란 말, 가해자 피해자라는 말, 아이들 입에서 자주 오가던 말이다.

장난이 좀 지나쳐 아이가 조금 다치기도 하고, 울다가 아마 숨이 넘어간듯하다.

지나가던 교장 선생님이 놀라셔서 양쪽 부모님들을 모두 소환하셨다.

다행인지(?) 남자아이들의 부모님이 직장에 계셔서 도착 전이셨다.


학교 운동장을 지나가는데 아이의 울음소리가 거기서도 들린다.

익히 아는 목소리, 당연하다. 내 아이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을 수 있다.

수 천명 안에서도 아마 내 아이는 찾을 것이다. 엄마니까.

복도를 지나 교실을 가는 길목에 급하게 숨는 두 남자아이들이 보인다.

선생님도 고개 숙이며 뛰어오신다.

" 어머님, 안녕하세요 이런 일로 뵙자해서 죄송해요. 제가 주의를 줬는데도..."

" 아니예요. 대충 들은 건 있어요. 아이는 어디있어요?"

"앙~~~~~"

울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 얼마나 놀래고 분하고 속상했을까.

살짝 다친 부위도 확인하니 그리 상처가 깊진 않다.

'그나저나 숨어있던 아이들 어디갔나....'

아! 보인다. 옆 반 뒷문 뒤에 숨어있었다.

"저 아이들이예요? 아이들 부모님이 오셨어요?"

"아...저 그게....아마 길이 막히는지 한시간도 더 걸리실 거 같다고...."

"저....학교에서만 괜찮으시면 그 분들 안오셔도 될 거 같은데요"

"네?"

" 저 녀석들도 얼마나 놀랬겠어요. 저기 숨어서...이구....

애들아! 이리 나와봐 아줌마 좀 보자!"

"........."

" 안 떄려...그러니깐 나와봐"

주춤주춤 서로 먼저 나가라고 밀며 나오는 두 아이들. 선생님뿐 아니라 교장선생님도 나오셔서

뒷짐을 지고 계시니 그 속마음이 얼마나 무서웠으랴.

"제가 데리고 갈께요. 가서 들어보고 안되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 저....그래도..."

"00아! 우리 같이 데리고 가서 왜 그랬나 들어볼까?"

"응!!!"

때마침 학교 앞에 햄버거 가게가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 햄버거 주문하고 기다렸다.

" 놀랬지? 이구...그러니깐....한 번만 하지. 하다보니...

사이좋게 놀아주면 안될까? 00이도 사과하면 너희랑도 잘 놀걸!"

여자아이였지만 남자아이들과도 잘 놀던 아이였다. 아니 남자아이들과 운동장 뛰고 노는 걸 더 좋아한 아이였다. 그러니 이 녀석들이 장난치다가 선을 넘었던 것이다.

"아줌마가 종종 아이스크림도 사주러 올께. 사이좋게 놀아줄래? 00이도 괜찮은 애야"

"네!!!!"

"00아! 너도 지금 사과 받으면 괜찮을 거 같아?"

"응 근데 또 하면 나도 때려줄거야!"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 애들 싸움에 가해 피해가 있어야할까. 그것도 초등학교에.

그리고 남자아이들도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그 마음이 짠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되는건데. 그러면서 소통을 배우는건데.

그 뒤에?

우리 딸아이는 학교를 너무 즐겁게 다녔다.

이 개구쟁이들이 그 밖의 개구쟁이들을 다 막아주었단다.

나름 등치도 있던 아이들이 암암리에 보디가드이자 친구가 되었던 거 같다.

같이 뛰어놀고 수업시간에 장난치고 한 번 째려보면 바로 멈추고....

그게 친구지.

학예회 때 구경하러 가니 두 아이가 00이랑 뛰어오며 말한다.

" 저희 오늘도 피구했어요. 재밌었지?"

" 야! 내가 맞아서 너가 마지막까지 산거야. 그거 알아?"

" 그래서 이겼잖아"

" 잘 지내네, 아줌마랑 약속한 거 지켜줬구나! 고맙다 너희 대단하다"

"엄마! 애들 진짜 재밌어. 애네랑 놀면 배꼽 빠진다니깐"


그래, 그렇게 친구를 알아가는거야.

학교는 너희들의 공간이야. 너희가 만들어가는거야 바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