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7
#11 큰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그 당시에 나는 지금은 인정받고 있지만, 언제든 조직에서 도태되는 사람이 될까 불안했었다.
결국, 불안함은 나를 빠르게 갉아먹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나에게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었었다
미소가 Y-Combinator에 투자를 확정을 받고, 성장 프로그램 및 데모데이 준비를 위해 팀원들과 함께 실리콘밸리로 넘어갔었다.
18평 정도 되는 아파트를 빌려, 팀원 8명이서 같이 먹고 자며 데모데이 준비를 치열하게 했었다
이때 미국으로 넘어간 우리는 한국시간에 맞춰 일을 해야 했고, 시차로 인해 자연스레 밤낮이 바뀐 상태에서, 9-9 주 7일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를 기본 원칙으로 지정하여 일했었다.
Y-Combinator에 투자를 받고 나서 미소에는 학벌부터 시작해 뛰어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들에 비해서 나는 한참 모자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동시에 큰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열등감은 그들과 팀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보다, 내가 경쟁을 해야 하는 상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항상 날이 서있었고, 회의 때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팀원들을 대놓고 무시하고 비난했다.
공동창업자들은 나의 행동에 대한 여러 피드백을 전달을 했지만 현재 우리가 가장 중요한 건 목표를 달성하는 것 이라며,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왜 감싸는 거냐고 역으로 경영진들까지 비난을 했다.
조직 내에 나를 배척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그럴수록 결과를 만들기 위해 더더욱 노력을 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압박감 속에서 나는 점점 피폐 해져갔다.
한국에 돌아오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좋은 스펙의 인재들은 더욱 많아졌고, 나와 갈등이 있는 사람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더욱더 스스로를 몰아세워 성과를 만들고,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나로 인해, 상처를 받고 나가는 이들 또한 많아졌다.
악담을 퍼붓고 나가는 팀원도 있었고, 어떤 팀원은 나와 극단적으로 부딪치다 우울증을 얻고 퇴사하기도 했다.
(우울증을 얻고 나간 팀원에게 추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현재는 관계를 회복하고 잘 지내고 있다)
계속 대미지를 입으며 승승장구를 하고 있을 때, 빅터 (미소대표)는 앞으로 미소의 미래를 책임지자고 하며 더욱 큰 권한과 보상을 약속해 주었다.
이때부터 나는 빅터의 기대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과, 더욱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더 나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을 했을 때도, 안 자고 일했다.
주말은 당연히 일했고, 명절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80kg이었던 나의 몸무게는 70kg까지 빠졌고, 누가 봐도
야위고 있다는 느낌을 주변 팀원들에게 주기 시작했다.
빅터는, 운동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며 같이 운동을 하자고 했지만 나는 그 말을 무시한 채 계속 일만 하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새벽에 잠이 오지 않기 시작했고, 성과에 대한 생각은 압박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잠을 못 자기 시작하자, 몸은 급속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고, 한쪽 귀가 안 들리기 시작했다.
이 아픈 상황이, 내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게 될까 두려운 마음은 더 커졌고,
그 두려운 마음은 공황장애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이 무너지기 시작하니, 정신도 금방 같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
출근길에서 트럭이 지나갈 때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강해지기 시작할 때쯤, 빅터에게 고민상담을 하자 빅터는 나에게 쉬라고 하였다.
나는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공황장애와 불면증 그리고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약을 먹고 침대에서 하루종일 천장만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냈다.
2년간 나를 돌보지 않고, 쉬지 않고 달려온 대가는 참혹했다.
책에서 나오는, 성공한 창업가들처럼 될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들이 자꾸 떠오르고,
미소에서 팀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상황들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빅터에게 미팅을 요청하고 회사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였다.
빅터는 조금 더 쉬고 나서 결정하자고 제안을 했다.
두 번째 휴식기간 동안 공황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우울증과 불면증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회사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더욱 불편해졌다.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달려 나갈 자신이 가장 없었다.
한 달 뒤 다시 빅터를 만났다.
회사에 민폐를 더 이상 끼칠 수 없다고 그만두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빅터는 다시 잡았지만, 확실히 나의 뜻을 전달했다.
빅터는 끝내 퇴사처리를 해주겠다고 했고,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도 빅터에게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미소에서의 여정을 허무하게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음 편에서)
<머리가 크고 나서 쓰는 인사이트>
1. 큰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예전에 빅터한테 YC 창업가 교육프로그램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YC에서 창업가들에게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잘 자라'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타트업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나는 단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처럼 일을 했다.
잘 먹지도 않았고, 운동도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잘 자지도 않았다. 물론, 나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을 했다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자기 관리를 소홀히 했던 대가는 내 인생에서 처음 나를 백만장자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2.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2016년 - 2020년까지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잊었었다.
따라가지 못하는 체력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여러 개념들을 한 번에 이해를 하지 못하는 나의 머리를 저주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남들 또한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게 되었다.
과거에 나는 스스로를 계속 고립시켰고, 그 결과로 나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심하게 파괴하게 되었다.
3. 과거에 취약성을 공유했다면 어땠을까?
언제나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는 나의 방어기제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성숙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는 동료들에게도, 대표에게도, 힘들 때 힘들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혼자서 참았고 동료와 갈등이 생겼을 때, 내가 공격받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공격하는데 집중했다.
만약, 내가 나의 고민을 동료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트러블 슈팅을 했으면 어땠을까?
현재 시간이 지나 조금 더 성숙해진(?!) 내가 생각하기에는 더욱 좋은 팀워크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P.S 스토리와 인사이트를 같이 쓰려고 하니 내용이 너무 방대 해질 것 같아, 스타트업에서 경험했던 인사이트들은 깔끔하게 정리하여 다른 주제로 추후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
[고졸 스타트업 도전기 시리즈 리스트]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1 - 노스펙 고졸의 처절한 스타트업 도전기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2 - 첫 창업, 그리고 실패를 맛보다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3 - 연달아 꺾이는 젊은 패기, 인생의 최저점을 찍다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4 -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마음 다지기, 그리고 도전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5 - 인생 터닝포인트의 시작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6 -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스타트업에서 핵심인력이 되었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