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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별하 Aug 05. 2021

[그날 죽을걸 그랬나?]#0-0.프롤로그 2021ver

                                                                                                                                                                                                                                                       



나는 24살에 자살을 하려다 '다행히' 실패한 이후로 내 삶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집이 좀 가난하긴 했지만 나름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어쩌다가 자살까지 가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그걸 헤쳐 나왔는지를. 그렇게 인생을 좀 돌이켜보니 나름대로 깨달은 바가 있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전부터 뭔가 내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았고 특히 성인이 된 이후로 큰 사건 3개를 겪으면서 서서히 무너져 내려 자살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그때 했던 자살시도에서 실패를 해서 지금까지도 잘 살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삶을 위해 살아가는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하고자 한 일에 '실패'를 해서 살아있을 수 있었다. 자살을 결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삶이 그 상태에서 더 이상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안 좋아졌으면 안 좋아졌지 좋아질 것 같지가 않은데 뭐 하러 살겠는가.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모조리 잃어버린 채 이쯤에서 끝내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갈 때까지 가고 보니, 바닥을 한번 치고 나니 역설적이게도 '뭘 해도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이 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내 원래 생일은 1995년도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 진짜 생일은 2018년이다. 2018년에 나는 '뭘 해도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 라는 결심을 하면서 다시 태어났다. 거창하게 다시 태어났다고까지 했지만 사실 내가 처한 현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때로는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속에 달라진 내가 있다. 환경은 그대로일지언정 그 인생을 살아가는 내가 바뀌었기에, 앞으로의 내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게임일지라도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고통을 겪고 각자의 힘든 일들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아직 살아있기에, 이왕 사는 거, 잘 살아 보면 어떨까. 아니, 잘 살 필요도 없고 그냥 좀 행복하게만 살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시작하게 되었다.(물론 둘 다 어렵다.) 살아보니, 살아있으니까, 어떻게든 되는 게 인생이더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반드시 이루고자 한다면 이룰 수 있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




나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혹은 버티고 있는 그마저도 아니라면 죽어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살아있는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각자의 인생은 그 자체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인생이고 그 인생을 살아내는 것 또한 그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미 그 생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삶이 이미 레전드다. 비록 그대의 삶이 오늘 하루도 고달프게 끝이 나더라도, 그것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




힘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힘을 내지 않아도 좋다. 그저 살아만 있자. 어떻게든 살아가 보자. 정말로 이 생을 끝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나만이 살 수 있는 "내인생"을 살아보자.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은 그냥 이 세상 어딘가에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읽어주면 좋겠다. 딱히 내 인생이 잘났다고 자랑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인생이 불행하다고 하소연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냥 이런 인생도 있다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근황을 듣는 느낌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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