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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별하 Aug 19. 2021

[그날 죽을걸 그랬나?] #5.[추억] 과자파티 - 집



어릴 때는 용돈이 부족했기에 당연히 과자는 자주 사 먹을 일이 없었다. 대신 가끔씩 엄마 아빠가 5000원이나 10000원을 주면서 우리 가족 다 같이 과자파티를 하는 날이 있었는데, 지폐 한 장 손에 들고 오빠랑 슈퍼로 뛰어가는 그 길이 얼마나 신났는지. 5000원짜리 한 장에 그렇게 기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그 시절이 더 좋았나 싶기도 하다.



가서는 사이좋게 각자 먹고 싶은 과자를 골라서 한 봉지 가득 들고는 집으로 뛰어갔었다. 돈이 애매하게 남아서 마지막 과자를 누가 고를지 남을 때에는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서로 양보를 했었다. 내가 오빠보다는 식탐이 많은 편이라 주로 오빠가 양보해 주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한 봉지 가득 과자를 사들고 온 후에 쟁반을 꺼내서 사온 과자들을 뜯어서 종류별로 부어주고 나면 우리 과자파티의 세팅이 끝난다. 안방에 쟁반 주위로 둘러앉아서 재밌는 TV 프로그램 보면서 그렇게 과자를 먹었던 게 내 어린 시절 추억 중 하나.



이런 어릴 때의 습관 때문인지 지금도 과자는 내 돈 주고 사 먹는 일이 두세 달에 한 번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다. 심할 때는 내가 마지막으로 내 돈 주고 과자를 사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입맛이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지지 않아서 평소에 짠 음식도 별로 안 좋아하고 단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 대신 매운 건 좋아한다. 과자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거의 안 들어서 지금도 이건 좋게 생각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에 한몫한달까. 덕분에 끼니 때가 아니면 군것질을 잘 안 하고 딱히 그걸 참는 게 힘들지도 않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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