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자파티"에 대해서 좋은 기억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좋은 기억은 [추억]편에 나온다) 학원을 아직 다니던 중학생 시절, 크리스마스 이브날 선생님께서 학원 수업을 약간 일찍 마치고 자유시간을 주셨다. 남은 시간을 뭘하며 보내지 다 같이 고민하던 차에 한 친구가 과자파티를 제안했다.
한명당 2000원씩 돈을 걷어서 근처 슈퍼에 다녀오기로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2000원씩 걷었는데, 당시에 내 수중에는 2000원은 커녕 200원도 없었다. 더구나 집에가도 용돈날은 아직 멀었고, 오빠한테도 3000원 정도를 이미 빌린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 돈 없으면 빌려준다는 친구들의 호의를 무시했다.
그냥 좋게좋게 거절했으면 될것을 2000원도 못내는 내 처지가 불쌍해서 괜히 심술을 부렸었다. 덕분에 분위기는 안좋아졌고 결국 나는 뚱해서 앉아있고 나머지 친구들끼리 과자파티를 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아직도 두고두고 그때 같이 있었던 친구들한테 미안한 감정이 든다. '배불러서 나는 안먹으려고~' 하면 될걸 '너네끼리 파티해. 난 하기 싫어.' 이러고 앉아있었으니 이 자리를 빌어 당시에 같이 있었던 반 친구들한테 미안했었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