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 나는 주로 새벽에 공부를 많이 했다. 워낙 야행성이라 공부를 하다보면 새벽 2-3시는 기본이고 밤을 새서 공부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럴때면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에는 지금처럼 24시간 스터디카페 같은게 없었고 대부분 독서실이었는데 독서실은 늦게까지 하는 곳도 새벽1시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공립도서관들도 늦어야 밤11시면 자유열람실은 문을 닫아서 마땅히 공부를 할만한 공간이 없었다. 물론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우리집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데다가 새벽에 혼자 공부를 하다보면 금방 잠이오기도 하고 친구랑 같이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공부를 할 장소가 필요했다.
그때 친구랑 찾은곳이 바로 인근의 대학교 도서관이었다. 그 대학교는 구조상 학교 제일 꼭대기에 도서관이 위치해 있는데다가 꼭대기 까지는 차나 오토바이로 가는 언덕길이 쭉 이어져 있어서 우리가 공부를 하러 그 도서관까지 가려면 올라가는데만 교문에서부터 15분에서 20분정도가 걸릴 정도였다. 그래서 체력이 약한 친구들은 이미 도서관에 도착하면 기진맥진해서 막상 자리에 앉아서는 10분만 지나도 졸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다니던 지역에서 그냥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가정했을때, 이 대학교는 고3때 수능이 끝나고 나면 각 고등학교로 입시설명회를 올 정도로 왠만하면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학교였기 때문에(물론 막상 고3이 되어서 이 학교도 들어가기 힘든 친구들이 있기는 했다. 하위30프로 정도?) 우스갯소리로 도서관이 이렇게 꼭대기에 있고 오기가 힘든건 중고등학교때 공부를 안해서 이 대학교에 오게되면 받는 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근데 아무래도 대학교 도서관인지라 처음에는 근처 중고등학생들에게도 무료로 개방이 되어있었는데 언젠가부터 특정 시간 이후로는 중고등학생들은 출입이 제한되다가 그마저도 좀 지나니 아예 성인들만 출입이 가능한걸로 바뀌었다가 결국에는 그 대학교 학생만 이용이 가능한걸로 점점 바뀌어 가면서 더이상 그 대학교 도서관은 갈수가 없어졌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동안에는 왠지 공부를 되게 열심히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친구랑 중간에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거나 자판기에서 커피를 먹는 것도 재밌었다. 같이 밤샘을 할 친구를 찾기가 간혹 어렵기도 했는데 내가 여중여고를 나와서 부모님들이 아무리 공부를 한다고 해도 외박은 외박인지라 허락이 안되는 경우가 꽤나 있었는데 웃긴건 친구 어머님들이 나랑 공부를 한다고 하면 안된다고 했다가도 허락을 해주시곤 했다. 간혹 친구들이 다른 친구집에 가서 놀거면서 내 이름을 파는 경우도 있긴 했다.
어쨌든 그렇게 출입이 금지되면서 대학교 도서관에서 한때 공부를 했던건 한켠에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