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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란 Oct 21. 2023

물 건너 날아온 짬뽕과 짜장면  

아들이 완제품으로 이름난 셰프의 짜장면과 짬뽕을 보내왔다. 산골에서 외식 한번 하려면 차려입고 마음 먹고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늘 패스하고 배달음식 자체도 어려워 집밥만 고수하는 엄마 아빠를 안타깝게 여긴 것 같다.간단한 짜장면도 직접 먹으러 가든지 아니면 주문해 놓고 찾으러 가야 하니 면 종류는 불어버리기 때문에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친절한 설명서대로 끓는 물에 냉동 면을 삶고 소스를 데치고 했더니 아주 풍미 있는 짜장면이 만들어졌다. 한 젓가락 뜨기 전에 사진 찰칵해서 아들 며늘에게 보내준다.

자식들의 선물에 이쁘다, 맛있다, 잘 쓰겠다 등등의 긍정 대답을 꼭꼭 보내준다.

선물을 고르는 동안 부모를 한번 더 생각했을 것이고 그 마음들에 정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남편과 함께 유명 셰프의 짜장면을 한 젓가락씩 먹고 "음~ 다르긴 다르다. 장소만 집일 뿐이지 외식하는 맛이 나는데" 오고 가는 시커먼 대화로 순식간에 그릇을 비우고 "얘들아 너무 맛있다. 덕분에 우린 오늘 외식했네 고마워" 하고 소감을 보내줬더니 사랑스러운 이모티콘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결혼 전에는 엄마 아빠 생일에도 전화 한 번으로 땡 하고 넘어가던 아들이었는데 결혼 후엔 며늘아이 덕분에 이런 선물을 기념일과 상관없이 자주 받는다.

항상 고맙다. 35년간 내 아들이었으니 이젠 며느리의 남편으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

참! 나에게는 아직 짬뽕이 남아있었네.

비 오는 날을 기다려야지!  

~~ 나는~ 짬뽕을 사랑하는~ 산골 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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