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른 딸애가 갑자기 "엄마 배 좀 보자요" 한다.
"그래?"
뭐 엄마와 딸사이에 못 보여줄 건 뭐람.
시원하게 티셔츠를 걷어올리며 보여줬다.
"와 엄마 배에 골짜기가 생겼다. 여태 이걸 몰랐어?"
"뭐! 뭐라고라"
당장 거울 앞에서 확인해 본 결과 정말이다.
여름 내내 더워서 물 바가지를 덮어써대면서도 몰랐다. 이것이 복근이란 것인가.
아니다. 옆구리에만 세로로 골짜기가 생긴 걸 보니 王자 모양의 복근 하고는 틀린데 그래도 기분은 좋다.
복근 비스무리한 거라도 생겼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쏘냐.
2년 전부터 아침저녁으로 플랭크를 꾸준하게 해온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 플랭크는 한때 코어 근육 강화운동으로 유명해진 운동이다.
팔 굽혀 펴기 자세로 몸을 수평을 둔 상태에서 1분 정도 유지하는 것으로 처음 시작할 땐 30초도 견뎌내기가 힘들다. 텃밭이나 여러 정원 일들을 하다 보니 지속적인 허리 통증을 달고 있었지만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몸이다 보니 노동과 달리 운동은 반드시 해야 할 것 같아 두리번거리다가 찾은 운동이 플랭크였다.
운동하기 싫어하는 나랑 딱 맞았다.
저녁에 자기 전에 이불 위에서 1분. 아침에 일어나면 기지개로 스트레칭하고 이불 위에서 또 1분.
장소도 따로 필요 없고 매트도 따로 펼 필요도 없어서 나에겐 딱 맞춤이다.
2년을 거의 하루도 안 빠트리고 푹푹 찌는 폭염에도 열심히 해댔더니 배에 근육이 생긴 모양이다.
왕 소문내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다.
충격받은 딸애는 자기도 오늘부터 1일로 시작한다니 그것도 반갑다.
역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고이다.
'딸아 2년 후에 네 배랑 내 배랑 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