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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차와 페퍼민트차

by 즐란

국화차와 페퍼민트차를 만들 수 있는 계절이다.

국화차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꽃이 피는 감국 꽃을 따서 차를 만든다. 감국과 비슷하게 생긴 산국도 있는데 산국은 쓴 맛이 나므로 꼭 감국을 사용하여야 한다.

감국과 산국은 구별하기가 조금 어렵다.

산국은 꽃송이들이 조롱조롱 붙어있으며 꽃모양이 자잘한 반면 감국은 꽃모양이 더 크다.

두통과 어지럼증, 혈관질환에 좋다는 국화차는 맛이 밍밍하여 나는 즐기지 않지만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선물용으로만 준비해 둔다.

노란 감국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온 집안에 국화향이 가을을 다 끌어오는 듯하다.

건조기에 바짝 말려 봉투 봉투 넣어서 냉장보관 해두었다가 필요하다는 사람들께 나눠준다.


페퍼민트 역시 차를 만들기 위해 모종을 구해서 텃밭 구석구석 심어놨더니 이 녀석들은 번식력이 너무 좋아서 무더기를 이루어있다.

겨울 서리가 내릴 때까지 파릇파릇한 페퍼민트는 세 계절 내내 차를 만들 수 있다.

긴 줄기를 그대로 잘라와서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정리 하여 씻어 물기를 뺀 다음 국화차와는 달리 한번 볶은 다음 건조기로 말린다.

볶은 차는 약간 구수한 맛이 가미되긴 하지만 페퍼민트는 특유의 톡 쏘는 시원한 맛이 있어 구수함보다 청량감이 더 뚜렷한 차맛이다.

어떤 이는 치약 맛이 나서 싫다는 사람도 있으니 개개인의 취향에 따를 뿐이다.


커피를 사랑하지만 따뜻한 차가 잘 어울리는 쌀쌀한 날씨가 되면 페퍼민트 차 한잔과 달달한 빵 한 조각을 들고 햇빛에 달구어진 뜨뜻한 바깥 마루에 앉아 막바지 앞산의 단풍을 바라보며 페퍼민트 차의 향에 흠뻑 취해본다.

시골에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니 내가 직접 만든 차의 맛이란 것은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에 감동을 넘어 만족감을 더해준다.


감국과 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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