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어느 하루

by 즐란



옷을 입지 말고 벗으란다

격식 차리지 말고

내어주는 옷을 입으란다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가을의 옷

그렇게 속삭였다

가을!

네 수완에 흠뻑 젖어든다

시무룩한 어둠을 떨쳐내고

마지막 남은 한 잎에

붉은 입술을 그린다

지붕 위의 하얀 서리는

아직도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쓸쓸하게 마른 잎을 털어내고

이제 그만 떠나가마 응답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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