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 피는 유월이 오면 또 한 송이의 꽃
나의 모란.. 으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요즘 젊은 아이들도 이 노래를 아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 노래 가사대로라면
모란은 유월에 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집 앞마당엔 정확하게 4월 9일
하얀 모란이 꽃을 활짝 피웠다. 붉은색과
흰색의 홑꽃과 겹꽃이 있으며 은은한
꽃향기가 굉장히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는 게
정확한 명칭은 목단이라고 한다.
화투의 여섯 번째 빨간 목단이 이것이 아닐까 싶다.
음지에 심겨 있다 보니 키만 삐쭉 커서는
심은 지 8년 정도 지나서야 한 송이씩 꽃을
피우더니 드디어 올해는 여섯 개의 꽃이
피었다. 꽃이 너무 크고 화려해서 행여나
나무가 부러질까 염려되어서 대를 하나
살짝 걸쳐놓았는데 꽃이 크고 화려하니
2~3일 잠깐 피었다가 져버리는 것이구나!
저 꽃 무게만큼 가려져 보이지 않던
가지의 위태위태함이 갑자기 대단해 보인다.
여기서도 그 질긴 모성애가 보이는구나!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손바닥 맞아가며
열심히 외웠던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가, 오늘따라 유난히
생각나는 게 모란꽃 옆을 더 서성이게 만든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로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