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농장에 산딸기를 따러 가기로 했다.
해마다 잘 얻어먹고 있는데 올해는 산딸기가 풍년이라 직접 따보는 체험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1박 2일의 일정을 잡았다.
점심을 먹고 남편에게 집 잘 지켜라, 개들 잘 돌보라, 빨래를 걷어라 당부를 해놓고 출발하는 발걸음이 가까운 곳이지만서도 너무 설렌다.
6월이지만 한낮엔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뜨거움으로 내일 아침 일찍 산딸기를 따기로 하고 삼겹살 파티에 수다를 떨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익숙하지 못한 자리에 밤새 뒤척이며 금세 내 집이 그리워진다. 변덕이 죽 끓는 듯한다.
낯선 시골 아침 내음을 느낄 새도 없이 서둘러 산딸기를 딴다. 가지에 가시가 박혀있어서 한알, 한알 따기가 너무 성가시다. 열매는 여리고 보들하여 잡힐 듯 말 듯 쥐 듯 말 듯 살살 벗기듯이 조심히 따라는 지인의 충고가 따라온다.
뿅~ 빨간 모자가 숑~ 하고 빠진다.
제 몸 지키고자 가시를 이리도 많이 내세우네.
그런데 어쩌니. 네 맛있는 열매를 따야 하는 걸
미안해. 대신 맛있게 먹어줄게.
산딸기에게 살포시 미안한 인사를 전하고 열심히 따고 따고 해도 도대체 줄어들지가 않는다.
이 많은 산딸기를 어떻게 하냐 했더니 농협에 판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 잠시 너무 아깝다 생각했는데 참 다행이다. 농산물은 사 먹는 게 제일 싸다는 말을 한나절 내내 실감하면서 농사짓느라 고생한 지인의 땀방울에 조금이라도 힘을 덜어주고자 서툰 손을 보태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개운하다.
나 역시도 텃밭 경험자가 아닌가. 그 노력을 모를 수가 없다.
몇 박스의 산딸기를 들고 집으로 와선 나누어 먹을 이에게 주고 나는 산딸기 청에 산딸기 잼 만들기에 정신이 없다.
올여름 더위는 새콤달콤한 산딸기 청 주스에 얼음 동동 띄우면 그걸로 끝장난다.
산딸기 같은 달달한 인심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