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 먹거리에 사랑을 담아본다.

by 즐란

딸아이 친구가 점심시간이 지나서쯤 우리 집에 놀러 와도 되겠냐고 물어본다는 딸의 연락을 받고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두 달 전에도 왔다 갔던 친구인데 머리가 복잡한 일이 생겨서 잠시 자연에서 쉬고 싶다고 한다.

늦깎이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다.




바로 저녁 걱정이 되어 한 끼라도 먹여서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부추랑 방아를 쓱쓱 베어와서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굴과 새우를 넣고 전을 부치고 아스파라거스를 베어와선 프라이팬에 소금과 후추를 넣고 갈색이 나도록 구웠다.


둘이 마을 구경을 갔다 오는 사이 남편과 나는 먼저 저녁을 먹고 둘이 편하게 먹으라고 바깥 마당에 밥상을 따로 차려 내어 주었다.

부모 같은 마음인데 반찬이야 뭐 따지겠냐 싶으면서도 있는 반찬, 없는 반찬 다 꺼내어서 갓 지은 뜨끈한 밥과 바삭하게 구워낸 전과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내어 주었더니 둘이 밥을 먹는 건지 이야길 먹는 건지 하하깔깔 시끄럽기 그지없다.

참 좋은 나이일 때다 싶은데 저 고운 시절에 무슨 고민일까 궁금하면서도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다 먹고 내어오는 밥상을 보니 깨끗하게 싹 먹어치웠다.

아스파라거스가 너무 맛있단다.

텃밭에 이것도 키우느냐고 물어본다.

‘당근이지. 그거 고급 식재료야~’

더 자랑하고 싶은 오지랖을 넣어두고 나의 배부른 엄마 미소를 지어 보내준다.

오늘 겨우 반나절 머무른 이곳에 네 고민을 얼마나 털어놓고 가는 건지...

자신의 진로 문제로 한창 예민하고 고민하는 흔적들을 보면서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건 큰 울타리 안에서 언제나 보듬어 줄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잠시 이렇게라도 쉬었다 갈 수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참 고맙다 생각된다.

힘들면 울어도 된다는 소리를 해주고 싶은 걸 꿀꺽 삼키고 돌아서 가는 둘의 뒷모습에 조용히 응원을 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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