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가족
새끼 다섯 데리고
이사를 간다
"엄마 엄마
무서워요
저기 저 노란 덩치 큰 개가
우릴 보고 짖어요"
"걱정 마라 아가
저놈은 이 엄마 덩치에
쨉도 안된단다
그리고 너
멧돼지의 자존심을 지켜라
고개 더 꼿꼿이 쳐들고
형아 따라와"
형아와 누나들의
눈빛 테러에 주눅이 든
막내는 자꾸만 뒤처진다
저 노란 개가 쌩하고 달려들 것 같다
그때
"쿰쿰~ 쉬익~ 쉭"
엄마 고함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짧은 다리로 열심히 쫓아간다
막내는 처음 맞이하는
칼바람 매서운 겨울산이다
꼭 꼭 한발 한발 발 디뎌가며
'난 이곳엔 다신 오진 않을 거야'
노란 개를 힐끗 보며 다짐한다
노란 개는 컹컹 짖어대느라
꼴까닥 숨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