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고추가 익기만을 기다린 날

by 즐란


아이코 이런!

이날만을 기다렸는데

질척거리는 뜨거움도 뚫고

모기한테 헌혈까지 하며

기다려온 날인데


누구야 대체!

빨간 고추 속을 야무지게도

파먹어버렸네

애먼 개들에게 화풀이한다

이놈의 쉑키들

뭐 했어 이것도 하나 못 지키고

꼬리 치지 마랏!


들큼한 빨간 단내가

고추밭을 지날 때마다

화끈화끈하다

쭉쭉빵빵 늘씬한 고추들이

익어가는 냄새다

아우 맛있겠다

누가 또 이 맛을 알았을까?


앗! 저기 뭔가 있다

살금~ 살금~

푸드더덕~~

어! 저게 뭐야

꿩이다!

어머 어머

꿩이었다



빨간 고추 속을 파먹고

빨간 토마토를 먹어버린 놈이

바로 네놈이었구나

이제야 알았다

나도 당할 수만 없지

나에겐 반짝이 줄이 있다


꼼짝 마라 요놈들아

네놈들 덕분에 허리는 죽어나고

밭에는 반짝이가 물결친다

어떠냐 이놈들아

반짝이 빛 맛 함 볼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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