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것도 없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 중 하나는, 확실하길 바라는 무언가의 불확실함이다. 그래서 어떤 질문들은 날 때부터 감춰진 속뜻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대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있는 생각이 내가 바라던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질문들. 혹은 상대의 대답에 확신하지 못하고, 방금 한 대답이 맞느냐고 재차 되묻는 질문들. 그런 질문들은 할 때나 들을 때나 마음 졸이는 경우가 많다. 어떤 답을 들어야 불안한 마음이 가라앉을지, 어떤 답을 해야 상대의 불안함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 고민될 때도 많다. 그러나 여기, 그 질문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답이 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단어이다.
물론. 말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은 아니다. 그러한 표현을 쓸 만한 상황이 많지 않기도 하고, 설사 있더라도 막상 말하기에 자연스러운 단어는 아니기도 하다. 그렇지만 세상에 이보다도 더 짧고 확실한 단어가 있을까.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사용된다면, 그러한 질문을 할 필요도 없이 당연하게 그렇다는 뜻이 된다.
어떤 질문들은 듣는 순간 상대의 불안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이 질문을 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직감하는 상황이 있다. 그러한 질문에 거짓으로 답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상대의 질문에 긍정하는 대답을 하고자 한다면, 나는 강력하게 이 대답을 권한다.
심지어 이 단어는 질문에 대한 대답뿐만 아니라, 어떠한 표현에 덧붙여 사용할 수도 있다. 그 표현을 매우 강력하고 확실하게 만들어주곤 한다.
또한 이 단어는 부정적인 문장의 맨 앞에 등장하여 곧이어 등장할 긍정적인 문장을 위한 신호가 되기도 한다. 이마저도 얼마나 상대를 위하는 단어인지 모른다. 잠깐의 부정적인 말에도 상대가 당황하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니까.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떤 사람은 어떤 표현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그 표현이 헤프게 들려 믿을 수 없다고들 한다. 그러니 너무 남발하지는 말되, 꼭 필요한 상황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다면, 이 단어는 제 역할을 다할 것이다.
“물론이지”
“물론 나도 그렇지”
“물론 어렵겠지만, 꼭 그렇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