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시각

시각이 가지는 의미

by 냄도

우리의 삶은 연속적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첫 울음을 터뜨리던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한 찰나도 빠짐없이. 고로 우리 ‘삶’의 처음과 마지막은 한 번뿐이다. 그러나 신은 우주의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에 규칙성을 부여했고, 인간은 그 규칙성에 맞게 생활하며 시간을 구분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각이 생겨났다. '년', '월', '일', '시' 등의 단어도 더불어 생겨났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매우 강력하다. 그 자체로 어떠한 시각이나 때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러한 의미 부여는 부여하는 대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리고 오늘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얼마 안 있으면 내년의 첫날이 밝을 것이다.

우리는 사는 동안, 참으로 가파른 굴곡을 오르내린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고, 기쁘고 행복한 일도 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여러 감정은 곧 우리가 사는 이유가 된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털어내고, 긍정적인 감정은 그 여운을 오래 남겨 가져간다면 조금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시간을 구분하여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또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생활의 편의성만을 위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시간을 구분하고, 시간의 토막에 단위를 붙이면서 각 시각에 처음과 마지막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각 개념이 없었던 때에는 한 해의 첫날이나 마지막 날이라는 것도 없었을 테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기회가.

마지막과 처음이라는 단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는 각각의 몫이다.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온갖 부정적인 일과 감정을 담아 과거에 묻고, 처음이라는 단어에 희망적이고 행복한 바람을 지금과 미래에 두는 것은 어떨까. 벌써 시간이 자정을 향한다. 난 마지막과 처음이 공존하는 그 시각에 서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힘들었던 올해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야.


다가올 한 해는 올해보다 더 행복할 거야. 내일이면 행복이 될 한 해의 첫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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