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냄도 Nov 30. 2023

마냥

언제까지나 줄곧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들이 있다. 뜻이 좋거나 글자 그대로가 예뻐서 좋아하게 되는데, 가끔은 별다른 이유 없이 애정이 가기도 한다.

 ‘마냥’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인데, 부정적인 문맥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꽤 많다. “이렇게 마냥 있으면 안 된다.”, “포기하면 마냥 편하기만 할까?”, “그 사람은 마냥 착해서 탈이다.” 등등. 사실 멋지고 진중한 단어임에도 그 본연의 의미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마냥’은 부사로서 세 가지 사전적 정의를 가진다. 첫째로는 ‘언제까지나 줄곧’이다. 변함없는 마음을 표현하면서 그 마음에 조건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테면 “나는 마냥 당신을 사랑합니다.”와 같이.

 둘째로는 ‘부족함이 없이 실컷’이다. “오랜만에 너를 만나 마냥 웃었다.”. 유의어가 있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실컷’은 파열음이 포함돼 날카로운 소리가 나는 반면, ‘마냥’은 비교적 어감이 부드럽다.

 세 번째로 ‘보통의 정도를 넘어 몹시’이다. ‘무척’, ‘많이’, ‘엄청’ 등의 유의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유의어들은 일상에서 가벼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에 진중한 상황에서 넘치는 감정과 마음을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나는 당신을 많이 사랑합니다.”보다 “나는 당신을 마냥 사랑합니다.”가 커다란 사랑의 마음을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마냥’의 첫 번째와 세 번째 뜻은 문장이나 대화에서 사용되었을 때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다. “나는 당신을 마냥 사랑합니다.”의 ‘마냥’이 ‘언제까지나 줄곧’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보통의 정도를 넘어 몹시’로 해석될 수도 있다. 혹은 두 가지 의미 모두를 담을 수도 있다.


 시의적절한 표현으로 자신의 마음을 글이나 말로써 전달하는 것은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무척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단어를 여러 상황에서 사용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당신의 마음을 이렇게 전달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당신을 마냥 사랑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