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데비 Aug 18. 2021

공부 힘들다는 것, "알고 있지만"

스웨덴 석사생은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할까(feat. 애증의 리딩)

이번 글에서는 스웨덴으로의 유학을, 그중 석사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꾸 회피하려는 사실 하나를 다시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필자도 사실 알고 있지만, 방학 기간 동안에 또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기도 하다.


올해 봄, 2021년 가을학기 스웨덴 대학 합격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발표를 짧게 한 적이 있었다. 발표가 끝난 후, Q&A 시간이 있어 질문을 몇 가지 받았는데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었다.


“공부량은 얼마나 되나요?”


그 질문을 듣자마자, 다른 블로거 희경님과 나는 둘 다 할 얘기가 정말 많아져 입이 근질거렸다. 둘 다, 서로의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었다. 희경님은 그 당일에도 공부로 인해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후, 필자는 덧붙여 답변했다. 공부량은 프로그램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것 같지만, 공통적으로 많은 편이다. 어쨌든 대학원은 대학원이고, 석사는 석사다. 공부량은 많을 수밖에 없고, 그걸 감당하는 건 꽤나 힘든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업으로 인해 일상에서의 ‘워라밸’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 스스로 시간 관리만 잘한다면 충분히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할 수 있다.


버추얼로 참여했기 때문에, 합격생 분들의 반응이 화면 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으나, 어떤 분들은 고개를 끄덕이셨을 거고, 어떤 분들은 ‘그 정도인가’ 싶어서 덜컥 겁이 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공부량이 얼마나 된다는 것일까. 일주일에 얼마나,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에 써야 하는 것일까. 실제로 경험해 보기 전엔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다. 필자조차도 '많아요. 많은데 어떻게든 할 수는 있어요.'라는 식으로 밖에 전달할 수 없는 게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부담을 느낀 공부량은 리딩이다. 강의, 세미나, 워크샵 등을 제외하고 오롯이 필수 ‘리딩(논문, 기사, 책 등의 읽기 자료)’만을 따져보면 그 양은 얼마나 될까. 그 예시로 입학해서 가장 처음 들었던 수업인 Media Audiences 코스의 리딩 리스트의 일부를 수업 스케줄과 함께 가져와 보았다.




(Photo: Cecilia Larsson Lantz/Imagebank.sweden.se)

Monday, 31 August 2020


Primary Reading

Chapter 1 from Abercrombie, Nicholas and Longhurst, Brian. (1998) Audiences: A Sociological Theory of Performance and Imagination, Sage: 208pp. ISBN: 9780803989627 (37 pages)

Athique, Adrian. (2016) Introduction from Transnational Audiences: Media Reception on a Global Scale, Cambridge: Polity Press. PDF form (196 pages)

Hill, Annette. (2018) Media Audiences and Reception Studies (25 pages)


Secondary Reading
Chapter 1 and 3 from Hill, Annette (2018) Media Experiences, London: Routledge. (39 pages)

Chapter 1 and 7 from Chambers, Deborah. (2016) Changing Media, Homes and Households: Cultures, Technologies and Meanings, London: Routledge: ISBN 99194. 9781138791602 (202 pages)


Wednesday, 2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Frosh, Stephen. (1991) Introduction and Conclusion from Identity Crisis: Modernity, Pyschoanalysis and the Self, London: Macmillan. PDF form. (20 pages)

Hall, Stuart. (1996) ‘Who Needs Identity?’ in Questions of Cultural Identity, eds Stuart Hall and Paul du Gay: London: Sage. PDF form (207 pages)

Chapter 3 from Abercrombie, Nicholas and Longhurst, Brian. (1998) Audiences: A Sociological Theory of Performance and Imagination, Sage: 208pp. ISBN: 9780803989627 (23 pages)


Secondary Readings
 Other chapters from Abercrombie & Longhurst (150 pages)


Monday, 7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Goffman, Erving. (1959)’Introduction’ from The Presentation of the Self in Everyday Life, London: Pelican Book. PDF form. (173 pages)

Chapter 3 from Hill, Annette (2015) Reality TV: Key Ideas, London: Routledge: 183pp. ISBN 978-0-415-69176-5 (29 pages) 


Secondary Reading

Chapters 1 and 6 from Hill, Annette (2015) Reality TV: Key Ideas, London: Routledge: 183pp. ISBN 978-0-415-69176-5 (54 pages)

Chapter 2 from Abercrombie, Nicholas and Longhurst, Brian. (1998) Audiences: A Sociological Theory of Performance and Imagination, Sage: 208pp. ISBN: 9780803989627 (39 pages)


Tuesday, 8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Introduction from Moores, Shaun. (2012) Media, Place and Mobility, New York, NY: Palgrave Macmillan: pp128 (14 pages)

De Certeau, Michel. (2003) ‘The Practice of Everyday Life’ in Brooker, Will and Jermyn, Deborah, eds. The Audience Studies Reader, London: Routledge. PDF form. (277 pages)


Secondary Reading

Chapters 1 and 7 from Bird, Elizabeth. (2003) The Audience in Everyday Life,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211pp. ISBN 0-415-94258-6 (49 pages)

Chapters 1 and 2 from Gauntlett, David, and Hill, Annette. (1999) TV Living, London: Routledge: 315pp. ISBN 0-415-18486- X

Chapters 1 and 9 from Chambers, Deborah. (2016) Changing Media, Homes and Households: Cultures, Technologies and Meanings, London: Routledge: ISBN 99194. 9781138791602 (36 pages)


Monday, 14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Chapter 1 and 4 of Hill, Annette. (2018) Media Experiences, London: Routledge. (35 pages)


Secondary Reading

Chapter 1 Chambers, Deborah. (2016) Changing Media, Homes and Households: Cultures, Technologies and Meanings, London: Routledge: ISBN 99194. 9781138791602 (22 pages)

Selected articles from special issue on Media Engagement in Media Industries, Volume 4, issue 1 May 2017, access online via library.


Tuesday, 15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Introduction and conclusion from Sandvoss, Cornell. (2005) Fans, Cambridge: Polity Press: 198pp. 9780745629735


Secondary Reading

Chapter 5 from Abercrombie, Nicholas and Longhurst, Brian. (1998) Audiences: A Sociological Theory of Performance and Imagination, Sage: 208pp. ISBN: 9780803989627 (39 pages)

Chapter 3 from Bird, Elizabeth. (2003) The Audience in Everyday Life,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211pp. ISBN 0- 415-94258-6 (35 pages)

Chapter 6 Illegal Audiences, 7 Embedded Engagement in Hill, Annette. (2018) Media Experiences, London: Routledge. (46 pages)


Wednesday, 23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Chapter 16 ‘Qualitative Interviewing’ from Seale, Clive ed. (2012) Researching Society and Culture, London: Sage. PDF form. (16 pages)

Brennan, Bonnie. (2012) Chapters 1 and 2 from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for Media Studies, London: Routledge. PDF form. (25 pages)


Secondary Reading

Chapter 9, 14, 16 from Bruhn Jensen, Klaus. (2012) A Handbook of Media and Communication Research: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Methodologies (second edition), London, Routledge: pp431. 0415609666 (52 pages)

Audiences and Methods – Coding Qualitative Data: Annette Hill


Thursday, 24 September 2020


Primary Reading

Chapter 21 ‘Coding and Analysing Qualitative Data’ from Seale, Clive ed. (2012) Researching Society and Culture, London: Sage. PDF form. (11 pages)


Secondary Reading

Chapter 9, 14, 16 from Bruhn Jensen, Klaus. (2012) A Handbook of Media and Communication Research: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Methodologies (second edition), London, Routledge: pp431. 0415609666 (52 pages)



스케줄러에 남아있는 리딩 관련 노트 (Photo: Debbie)

이미 이 긴 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기분이 든다면, 지극히 정상이다. 페이지 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페이지 수를 함께 표기해 두었다. 이는 말 그대로, 읽어야 하는 대략적인 페이지 수를 말한다. 보통 한 수업을 위해 읽어가야 하는 리딩들의 페이지 합은 200 페이지 이상이었다. 간혹 50 페이지 이하로 리딩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석사 공부에서의 리딩은 읽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이 아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평소에 읽는 일반적인 책들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수업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2-3일 만에 리딩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이 역시 2-3일이면 꽤 여유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강의 수강, 그룹 프로젝트 모임 등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정말 일 하듯이, 하루하루를 꽉 채워 리딩에 할애해야 한다. 


해당 코스는 리딩 리스트를 Primary Secondary 나눠서 제시해주었는데, Primary 읽어가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스케줄에 맞추어 반드시, 무조건, 필수적으로 읽어주어야 하는 리딩에 해당한다. Secondary reading 역시 수업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읽어오면 좋지만, 읽지 못해   지장이 생기지는 않는 리딩이다. 이러한 리딩 구성에 관해 오리엔테이션에서 미리 설명을 들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필자를 비롯해 1학년 학생들 모두 당연하게 secondary reading까지 읽어갈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보였다. 그러나 결국, 수업 일정에 맞춰서 secondary reading까지 모두 읽어오  학생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사실 읽어올  없었다. 우리는 Primary reading 제시간에 맞춰 읽기에도  벅차 했다. 그렇다고 secondary reading 우리에게 완전히 외면받은 것은 아니다. 결국   좋은 발표를 위해서, 기말 프로젝트  에세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읽게 되어있었다. 또한, 졸업 논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주제와 관련된 것이라면 여름 방학을 이용해서, 미처 읽지 못했던 것들을 읽어 나가기도 한다.


(Photo: DEFSTOCK/motionelements.com)

- 리딩에 압도당할 때, Tip!


엄청난 리딩 양을 몸으로 부딪혀 보면서 나름대로 요령을 생각해 낸 것이 있다. 그 리딩이 책이라면, ‘Index’와 ‘Summary’를 주의 깊게 읽는 것이다. 요령이라고 하기에도 사실 조금 뭐 한 게, 다들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기도 하고, 사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도 어느샌가 하고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선, Index, 즉 목차의 경우엔 없는 책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읽어야 하는 리딩이 책 전체가 아니라 일부라고 하더라도, 책에서 전체적으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지 파악한다면 그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한편, Summary, 요약은 말 그대로 보통 책에서 각 챕터의 핵심 내용을 짧게 요약해 놓은 부분으로, 있는 책도 있고 없는 책도 있다. 그래서 책 읽기를 시작할 때, summary가 있는지의 여부부터 확인하곤 한다. Summary를 통해 핵심 내용과 키워드 같은 것을 먼저 인지하고 본문을 읽기 시작하면 더 빨리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별도로, 리딩이 논문인 경우엔 ‘Conclusion’ 부분을 먼저 읽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책에서의 각 챕터 Summary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주어진 리딩을 관련 강의나 워크샵 등을 앞두고 급하게 읽는 것이 아니 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읽어 내려가는 것이다. 가능하면, 주어진 리딩에, 관심 있는 리딩을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분명 시간에 쫓기는 일도 있다 보니, 그런 부득이한 경우에는 앞에서 설명한 요령이 분명 도움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공부량이 많다고 해서 석사 유학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가고 싶다고 마음을 정한 그 순간부터, 아니, 그전부터, 우리는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나도 그 공부량을 1년 견뎌왔고, 분명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 공부량을 훨씬 더 수월하게 소화시키시리라 확신한다. 공부량, 많은 것은 맞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딱 그 정도이다. 그러니 고민 말고 도전하시길 바란다.




Cover Image 커버 이미지 드라마 '알고 있지만' 타이틀 패러디, Re-created by Debbi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