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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Jun 23. 2018

미드나잇 선

당신과 함께하는 밤, 별빛은 태양처럼 찬란했다.

 

 오늘, 아니 벌써 12시가 넘겼으니 어제군요. 어제, 저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도서전에서 산 도서가 여러권있는데 그중 한 권의 제목이 ‘달과 같은 사람을 찾습니다.’였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왠지 달이 빛나는 밤이 제 머릿속에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달이 빛나는 밤을 배경으로 한 영화 [미드나잇 선]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웠고, 슬펐습니다. 색소선 건피증, 통칭 XP를 앓고 있는 케이티와 어깨 부상으로 수영을 포기한 찰리. 둘은 언제나 밤에만 데이트를 하며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응원합니다. 그런 둘의 모습이 너무나 가슴 속에 남아있습니다. 케이티를 보면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심정을 그려봤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어떨까요. 더군다나 그 ‘다름’이 자신의 환경을 자외선이 통하지 않는 방안으로 자신을 가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됐을까요. 아마 그녀는 외롭지 않았을까요. 혼자 방 안에서 기타를 치는 그녀의 심정이 과연 어떤지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입니다. 외로울 때 쓴 글에 글쓴이의 외로운 감정이 묻어나는 것처럼 케이티의 노래 가사에도 외로움이 묻어났던 것이 생각납니다.   

   

 XP를 앓고 있는 케이티는 찰리와 데이트를 하면서 잃어버린 10대 추억을 되찾습니다. 찰리와 데이트를 하면서 웃고, 눈을 마주하고, 함께 길을 걷습니다. 그런 케이티의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즐거워졌습니다. 또한 케이티와 찰 리가 서로를 독려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깊습니다. 어깨 부상으로 수영을 포기한 찰리를 위해 함께 어두운 물 속으로 들어가는 케이티. 마찬가지로 케이티를 위해 시애틀 라이브 공연과 녹음실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찰리. 서로를 배려하는 둘의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이기에 저는 조금 부러웠습니다.      


 영화가 좋았던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3가지 정도만 말해 볼까 합니다. 먼저 첫 번째 이유는 위에 적었던 케이티와 찰리의 모습입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영화에서 다양한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케이티와 찰리의 사랑이 가장 선두에서 영화를 이끌고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케이티와 아빠 부녀간의 사랑, 그리고 케이티와 모건 친구 간의 우정이 뒤에서 든든하게 밀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케이티가 자신에게 남아있는 시간을 알고 아빠에게 했던 말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나한테 줬던 사랑만큼 아빠도 사랑해줘.’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빠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저 문장이 너무 이뻤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영화의 ost입니다. 케이티가 기타를 치는 만큼, 영화에서는 음악이 제법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특히 케이티가 쓴 노랫말에 그녀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케이티의 노래, ‘Charlie's song’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난 혼자 걸었어. 달빛 찬란한 밤, 별과 함께. 난 함께 걸었어. 달빛 찬란한 밤, 너와 함께’

달빛 찬란한 밤, 혼자 걸었던 거리를 누군가와 함께 걷는 새로운 기분. 케이티는 과연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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