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과음을 한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바로 이탈리아 남부투어 할 때였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그러니까 폼페이, 포지타노 등의 도시는 아름다운 도시지만 교통편이 좋지 못해 로마에서 당일치기 투어로 많이 다녀옵니다. 저도 당일치기 투어로 다녀왔는데 일정이 꽤나 힘들긴 합니다. 오전 7시까지 집합 장소로 이동해 버스나 승합차를 탑승하고 한 2~3시간 정도 이동했습니다. 폼페이 유적지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폼페이:최우의 날'을 보고 간 덕분에 그 당시 상황을 상상하면서 도시를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로마시대 사람들의 생활공간이 그대로 남아있어 대극장, 집, 공용시설의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점심 먹으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마피아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식당에서도 물을 사 먹어야 했습니다. 이때 이탈리아 마피아들이 식당들 물 공급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크게 남부, 북부로 나뉘며 식당에서 소란 피우면 절대 좋지 않을 거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마피아 이야기를 들은 후 포지타노로 이동했습니다. 포지타노는 휴양지로 굉장히 유명했는데, 제가 갔던 시기가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덕분에 조용히 겨울 이탈리아를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이동하면서 포토 스폿을 지나가며 지중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의 지중해의 색이 탁하다고 들었는데 운 좋게 맑은 날씨로 나름 인생사진을 하나 건졌습니다.
남부투어가 끝나고 로마 복귀 후 투어 사람들과 같이 한인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하루 종일 투어를 하면서 친해진 덕분에 신나게 떠들면서 놀았습니다. 그때 대화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메뉴는 정확히 기억납니다. 닭발, 양념치킨, 제육볶음에 소주 한 잔 했는데 이때 마신 소주 맛은 여행 중 먹었던 와인이랑 맥주 포함 술로 세 손가락에 드는 맛이었습니다. 어른들이 해외여행에 소주를 챙기는 이유를 알 거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