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언덕에서 피렌체 야경을 본 후 유명한 '티본스테이크'를 먹으로 다시 광장으로 갔습니다. 유랑을 통해서 만난 일행들과 티본스테이크와 트러플 파스타를 나눠먹었습니다. 티본스테이크는 정말 흡족했스니다. 고기가 생각보다 부드럽고, 양도 꽤 있어서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반면 트러플 파스타는 그닦... 제가 트러플을 먹어본 적도 없고, 파스타에 들어간 트러플 양이 적어서 그런지 향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식사 후 일행의 제안으로 맥주를 한 잔 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행이 해준 말이 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그분이 해줬던 말의 키워드는 '가성비'였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는 가성비를 따지면서 우리의 인생에서 선택해야 할 때는 감정에 치우쳐져 가성비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껏 살아온 인생에서 성취를 가성비로 평가해 보면 본인의 삶을 나름대로 돌이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그게 마음에 든다면, 앞으로 선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가성비'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는 게 어떠냐는 말을 해줬습니다. 실제로 이후 제가 뭔가를 선택할 때 평가 지표로 사용하고 있고,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평가 지표를 하나 정한 것만으로 제 유럽 여행이 좀 더 풍성해진 기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