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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Feb 25. 2017

23 아이덴티티

내 안의 또 다른 나


 안녕하세요, 브런치 여러분. 바로 어제 [브이 포 벤테타] 리뷰를 남겼는데, 오늘 방금 조조로 [23 아이덴티티]를 보고 왔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바로 옆 TV에서 광고를 하고 있네요. 그럼 영화 [23 아이덴티티]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루스 윌리스와 제임스 맥어보이 만큼 대머리가 잘어울리는 배우는 드물거라 생각한다. 


 영화 [23 아이덴티티]에서 아이덴티티(identity)는 정체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 붙은 숫자23만큼의 정체성을 데니스 겸 패트리샤 겸 헤드윅 등등(제임스 맥어보이)라는 이름으로 한 몸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갑자기 3명의 여성을 납치하고 그 납치한 여성들이 다양한 인격을 지닌 납치범으로부터 도망가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극 중 데니스라는 인격(인물)과 헤드윅이라는 인격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데니스는 비록 여성이 나체로 춤추는 것을 보기를 좋아하는 더러운 인물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나, 영화에서는 그럼 욕망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고(물론 이게 잘하는 짓이라는 뜻은 결단코 아닙니다.) 자신의 안에 있는 또다른 인격들을 주도하려고 합니다. 물론...마지막에 보이는 극단적인 결론들은 별로 라고 생각하지만...그리고 헤드윅이라는 인격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순수함을 빙자한 잔혹성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극 중 헤드윅이라는 이름의 인격은 9살로 나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정말로 순수한 아이같았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시면 키스신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뒤에 갈 수록 납치된 여성 중 하나인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와의 대화를 보면 현재의 상황이 마치 자신의 의도가 뒤에 숨겨져 있다는 듯이 말을 했던게 떠오릅니다. 저는 이 모습이 때묻지 않은 아이라는 설정에서 이런 순수함과 잔혹성이 동시에 나온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절제되고 냉정한 모습의 데니스와 천진남나한 모습의 헤드윅 


 영화에서 데니스 겸 패트리샤 등등의 인물을 진료하는 플레쳐 박사(베티 버클리)의 이론 또한 재미있었습니다. 박사는 해리성장애를 가진 인물들을 환자로 격리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인류보다 한 단계 진화한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잠궈놓은 제약을 그들은 풀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이 대목은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박사가 해리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환자가 아닌 새로운 인물로 대했다는 점에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나, 박사의 태도 중 어딘가에서 그들을 왠지 사람이 아닌 실험체로 본다는 부분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마치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느낌을 늘었습니다. 


 그 외의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면, 주인공 역할을 했던,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23명 중 약 5~6명 정도의 인물 연기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가 연기한 각각의 인격에서는 각자 다른 인물로 그려졌고, 특히 대화 중 인격이 변하는 듯한 모습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납치된 학생 중 한명의 배역을 맡았던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연기 또한 아주 좋았습니다. 그녀는 마치 사냥을 하는 사냥꾼 같이 납치범을 자세히 관찰했고, 대화를 통해서 그를 공략한 방법을 게속해서 찾았던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의 중간중간 다소 루즈해 지는 부분이 있던 것이 아쉬웠지만 무거우면서도 중간 중간에 가벼운 위트가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라이킷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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