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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sk Aug 24. 2018

20.  EPC Engineering

[실무 3부] 01. Introduction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이제 우리의 호칭이 Bidder에서 Contractor로 달라집니다.
입찰 단계에서는 ‘그들’ 프로젝트였다면 이제부터 ‘우리’ 프로젝트가 되는 것입니다. 일단 수주를 한 이상 발주처와 한배를 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이제부터는 발주처와 대등한 관계에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엔지니어링(Engineering)은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여는 단계이며, 지금까지 발주처의 상상 속에 머물던 프로젝트를 EPC Contractor가 가진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실체가 가능한 ‘도면’으로 한 단계 구체화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EPC의 꽃’이라고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해야 할 일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플랜트 산업에의 엔지니어링의 정의와 우리나라 EPC 업체들의 엔지니어링 수행 능력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엔지니어링?

30여 년이나 엔지니어링 업무에 종사했지만, 주변에서 엔지니어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딱히 답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늘 입에 붙어 있는 말이지만 아직 명확하게 정의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이다 보니 오히려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용어의 정의보다는 실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EPC ‘Engineering’을 설명하는 책을 알게 되었는데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 있어 소개합니다. 


Mr. Herve Baron은 그의 저서 The Oil & Gas Engineering Guide에서 Oil & Gas Project는 아래의 4단계로 진행된다고 이야기합니다. 


An Oil & Gas facility project is usually developed in 4 steps.

    1.    The business planning phase,

            Objective : Define the Business opportunity

            Content : Technical assessment, milestone schedule, estimated cost range

            Deliverables : Functional requirements, economic evaluation

            By : Plant Owner

    2.    The conceptual design, also called Basic Engineering phase,

            Objective : Confirm feasibility, select technology, refine cost estimate, identify risks

            Content : Evaluate alternates, confirm feasibility, develop process design

            Deliverables : +/- 30% cost estimate, preliminary schedule, layout, process design

            By : Engineering Company

    3.    The Front End Engineering Design (FEED) Stage,

            Objective : Refine cost estimate, prepare EPC phase

            Content : Evaluate alternates, confirm feasibility, develop process design

            Deliverables : +/- 10% cost estimate, Design basis for EPC, 

                                     Material Requisitions for Long Lead Items

            By : Engineering Company

    4.    The facility Detailed Engineering and Construction


보시는 바와 같이 프로젝트와 엔지니어링의 단계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총 4단계 중에서 3단계까지는 발주처에서 수행하고 마지막 4단계를 EPC Contractor가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육상플랜트는 EPC Contractor가 3단계인 FEED를 수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4단계만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육상이나 해양플랜트 모두 FEED를 검증(FEED Verification)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경우는 많이 있으나 이는 Verification이지 FEED는 아닙니다)


따라서, EPC Contractor가 수행하는 마지막 4단계인 Detailed Engineering(상세설계)와 Construction Engineering(시공설계)에 대해 앞으로 자세히 알아볼 예정입니다.



잠시 우리나라 EPC 업체들의 엔지니어링 수행 능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표는 육상과 해양 플랜트에 대한 국내 플랜트 업계의 엔지니어링 수행능력을 간단히 비교한 것입니다.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수행능력 비교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육상플랜트는 Detailed Engineering을 자체로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해양플랜트는 대부분 해외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에 용역을 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엔지니어링을 자체 수행하지 못한다는 말은 자재나 시공 등 중요 사안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의미로 설계 변경(Design Change)과 추가 비용(Change Order)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합니다. 


EPC Contractor가 자체 설계를 하는 경우에는 Detailed Engineering과 Construction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Detailed Engineering은 외국의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에서 수행하고 EPC Contractor는 엔지니어링 회사로부터 Detailed Engineering 결과를 받아 Construction Engineering만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속히 설계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 능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다행히 일부 회사는 자체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실제로도 일부 프로젝트를 자체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도 엔지니어링 매니저로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자체 수행한 경험이 있는데, 하나는 중동의 육상 가스 플랜트이고 나머지 하나는 동남아의 해양 가스 플랜트로서 모두 성공리에 완성한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필자가 더욱 중요시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은 모두 자체설계를 경험한 소중한 인재들이라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경험 없이는 진정한 인재로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오랫동안 엔지니어링 업무를 하면서 가진 아쉬움 중의 하나는, 아직 우리나라 업체들이 FEED를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FEED는 큰돈은 되지 않지만 Detailed Engineering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일부 선진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들만의 놀이터입니다. 물론 요즘 같은 경기에는 이 시장도 만만치 않다 보니 예전보다 저가 시장이 되어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EPC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비교적 간단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업체들도 FEED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부 발주처에서는 우리 실력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나라 업체에 자체 수행하기보다는 외국의 선진 엔지니어링 회사와 합작으로 수행하는 조건으로 발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비용이 워낙 많이 들다 보니 리스크를 안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여하튼, 선진 엔지니어링 업체와 합작을 통해서라도 수행 경험을 늘려서 언젠가는 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재 우리의 실력이나 환경에서 엔지니어링을 자체 수행하는 것은 사실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엔지니어링 팀을 이끄는 매니지먼트는 훨씬 더 힘든 일입니다. 쟁쟁한 발주처를 상대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하나 쌓여가는 기술과 경험은 정말 소중한 자산입니다.  


인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중요한 절실한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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