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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sk Jan 31. 2019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

[04] Engineering Management

본 내용은 지난 1월18일, 한국플랜트정보기술협회에서 실시한 플랜트 조선 컨퍼런스 2019 에서 발표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 발표내용은 CAD&Graphics 2019년 3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PC 프로젝트를 한다면 어느 회사나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회사의 엔지니어링 매니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내부적으로 프로젝트 결정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나요?

    -  엔지니어링의 대표권을 가지고 타 부서나 발주처와 대등한 관계로 당당하게 상대합니까?

아주 간단하게 질문을 드렸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 엔지니어링 매니저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 책임만 크고 권한은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즉, PM에만 관심이 있고, 모든 자원은 시공에 투입하면서 엔지니어링은 그저 지원부서 정도로만 인식한다는 것이 실제 엔지니어링 매니저 업무를 하는 분들의 하소연입니다.






엔지니어링은 발주처를 포함해서 모든 부서와 연결되며,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조직입니다. 다른 조직도 물론 모두 연결이 되기는 하지만 미치는 영향은 엔지니어링에 비할 수 없습니다. 프로젝트 비용 중에 엔지니어링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적지만 실제 미치는 영향은 어느 팀보다 큽니다. 

그런데도 아직 엔지니어링과 엔지니어링 매니저의 위상과 역할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러면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왜 중요할까요?

제가 사내 강의를 할 때 강조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바로 “지피지기 백전불태’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손자병법에 나오는 유명한 말입니다.


이런 것입니다.

EPC 프로젝트는 입찰을 시작으로 엔지니어링구매를 거쳐 시공시운전까지 크게 5단계로 이루어지는데, 각 단계마다 수 많은 일 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후속 공정에 차질을 빚게 됩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엔지니어링뿐 아니라 EPC 전 과정을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즉, 프로젝트 수행 전략을 구상하고 수행 가능한 Plan & Schedule을 머리 속에 그리고 엔지니어를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끊임없이 Plan & Schedule에 따라 진행 현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엔지니어링 매니저의 핵심 역할입니다.


또한, 대 발주처는 물론, 관련 부서의 협조가 필요한 것은 먼저 협의하는 등 앞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발주처나 관련부서와 대등한 관계로 상대한다는 것이 바로 이 말입니다.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조직은 물론 PM이지만 엔지니어링 매니저의 역할은 이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가끔 PM 업무가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맞습니다. 상당부분 PM 업무가 맞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엔지니어링에 관해 전략과 계획을 세우는 일, 중간중간 끊임없이 점검하는 일, 그리고 사전에 문제를 찾아내서 조정하는 일. 이 일을 PM에서 하는 것과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와 리더인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얼마나 중요한지 동의하십니까?



그러면 우리가 비교하기 좋아하는 선진 엔지니어링 회사는 어떨까요?

제가 볼 때 조직과 인원 구성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보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엔지니어 개인의 능력이나 시스템은 비교적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매니지먼트의 관점입니다

우리나라는 거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지만 그들은 조직으로 움직입니다. 물론 개인의 능력도 탁월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회사 차원의 조직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합니다. 그렇다 보니 매니지먼트 인력이 우리 업계보다 훨씬 많이 투입됩니다. 실례로 외국 엔지니어링 회사와 일을 해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들의 비용 구성을 보면, 전체 설계 공수(Man hour)의 15~20%가 매니지먼트 비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5%도 안 될 것입니다. 아니면 아예 없거나…

매니지먼트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각 공종(Discipline)에서 할 일과 매니지먼트가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일합니다.

Discipline leader가 해야 할 일과 Manager가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종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기술적인 일로서 Discipline leader가 책임과 권한을 갖되 매니지먼트에 적극적으로 협조합니다. 매니저는 불필요하게 공종에서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넓게 보고 전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업무를 이끌어 가는 구조입니다.


물론 선진 엔지니어링 회사라고 해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도 요즘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그들은 엔지니어링은 강하지만 시공에는 약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론은 강하지만 실전에 약하다’ 고 표현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은 상세설계만 할 뿐 시공설계는 하지 않기 때문에 시공성이 반영된 기술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것이 시공설계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시공설계는 현장에서 직접 제작과 시공을 하는 도면입니다. 당연히 현장 여건을 반영하지 않으면 무조건 오작입니다. 실제로 시공설계 잘못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해양플랜트를 보면 엔지니어링사에서 상세설계를 해오더라도 실제 시공과 맞지 않아 수정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물론 Constructability Input이라고 해서 우리 시공설계 담당자들이 파견을 가서 협업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막연히 그들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장점은 배우되 우리 여건에 맞는 매니지먼트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박항서 감독


요즘 박항서 감독에 대해 아주 뜨겁습니다. 

인기 드라마를 결방하면서까지 베트남 축구를 중계방송해주는 방송사도 처음이지만 베트남 축구를 그렇게 관심 있게 본 적도 처음일 겁니다.


박항서 감독이 성공한 원인 중 하나로 파파 리더십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박 감독의 매니지먼트사의 매니저가 인터뷰한 내용인데, 박항서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각 선수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해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혼선이 없도록 하는 것. 언제부터인가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시되어 있지만, 실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개인의 역할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바로 우리나라 EPC에 꼭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JGC에서 선포한 ‘IT Grand Plan 2030’ - JGC 홈페이지




지금으로부터 꼭 한달 전, 일본의 EPC 강자인 JGC에서 선포한 ‘IT Grand Plan 2030’입니다.

IT를 활용하여 2030년까지 EPC 프로젝트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인데, 크게 다섯 가지로 내용이 매우 구체적입니다. 

    - Innovation in Engineering Capabilities due to AI Design

    - Project Digital Twin and Simulation(Future Prediction)

    - Dramatic Improvement at Construction Sites as a result of 3D Printers and

       Automization of Construction

    - Improvement of Productivity through the USE of Standardization and

       Modular Construction Methods

    - Development of Smart Community Technology


JGC에서 선포한 ‘IT Grand Plan 2030’ - JGC 홈페이지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AI 디자인을 엔지니어링에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첫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진 회사에서도 이렇게 변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제가 가끔 상상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플랜트 산업에서 우리 후배 세대들이 누려야 할 것이 지금까지 내가 누린 것보다 적은 것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세계적으로 플랜트 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있고, 그중에 우리나라는 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결단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 정말 플랜트 사업을 접을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볼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 사업을 유지한다고 할지라도 이대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실패만 반복될 것입니다. 플랜트는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이제라도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인력과 조직을 구성하는 등 철저히 준비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기회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한때 입니다.

그 변화의 중심이 엔지니어링이고 엔지니어링 매니저라고 확신합니다.



한 사람이 프로젝트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프로젝트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일 머리를 아는 한 사람이 프로젝트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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