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와 가을그대

by 달꽃향기 김달희

꽃들의 숙면시간

세상은 온통 고요와 적막 뿐

소리없이 상처를 소독하는


가림없이 바쁜 손길

촉촉히 그대,

뜰 속으로

잠입하는 시간


가을의 짙은 속눈썹은 무성해지고

코스모스 하늘거림처럼

잔기침질 하다가

거목의 깊은 몸살처럼

끙끙 대다가

어느하루

마음속살 통통히 물오른 날

가을은 더욱 서러워지고


바람에 서걱이던 갈대 같은

그대

덧나고 덧난 상처더미

비의 순례자처럼

조심조심 만져주고 있다


가을닮은 눈망울의

그대

밤비에 묻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