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코스모스 이야기

by 달꽃향기 김달희

머나먼 땅 이국에서

바람 타고 왔나

물결따라 왔나

지친 발걸음

풀섶에 내려앉아

잠시 눈 붙이고 깬 날

"참 멀리도 왔다"

조심조심

말을 걸어본다


너,

모딜리아니의

여인을 닮은 이름

코스모스여


바람 불면 다칠까

조마조마

여린 몸 손 잡아주고

따가운 여름 햇살

온몸으로 다 맞고

땀 흘리고

마음근육 키우기

수백수천 년


하늘 높고 눈부신 계절

맞이할 때마다

거리거리

길목길목에서

웃어주는 모딜리아니의 여인


조선의 외유내강을 아는지

피곤함도 잊은 채

서 있다

훈련받은 듯

절제된 미소로


가련함에 내민 손

멀리

두고 온 전설

아득한 이야기만 한 보따리

촤르르

풀어 쏟아내고


빗물에 젖었다


그 밤

너에게도 눈물이 있다는 걸 알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