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하다
어깨위에 나란히 자리 잡았다.
세월속에서 눌러붙은 삶의 편린들!
그 하나 떼어내려고 쓸어내리고 내려 놓기를
반복하고 걸었던 시간들이었다.
걷다보면
땀으로 찌든 속살이 현실의 자리를 정확히 지적해주지만
속수무책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바람은 조용히 속삭인다.
"쉬어 가라"
걷다가 걷다가 맥 풀린 다리,
타는 갈증이 바람의 속삭임에 유혹 당할 때에도
앞만 보고 왔던 시간들이 억울했다.
하여 쉬지도 못하는 어리석음에 눈물이 났다.
그럼에도 애써 숨겨왔던 날들이었다.
하지만,
걷다보면 하나씩 둘씩
먼지 만큼씩 떨어져 나가는 삶의 무게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으므로 감사가 아니던가!
살면서 휘청거릴 때가 휘청거리지 않을 때보다 많았던 날들 앞에서
걷는 행위는 생명의 젖줄이었다.
그럴때마다 하늘은 하루도 거름없이 품어 위로해 주었고,
자연은 값도 치루지 않고 풍성함을 선물해 주었으며,
강물은 함께 걸으며 친구해 주었다.
이것만으로도 능히 행복할 수 있기를 수없이 되내었으니
이제는 열매가 맺혀지기 만을 바래본다.
걷다보면 나는 없다.
구애받지 않는 자유함, 행복한 사색, 갈구
정녕, 살아있음에 누리는 것들이다.
살아있음에 걷고
걷기에 살아있다.
이 모든 것에 경의를 표하며
나의 하루는 뿌듯함으로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