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하이얀 미소따라 길을 걸었다.
길 가에 풀어진 향기 잊었던 언어가 생각난다.
분명 잊기로 했던 말 들인데 또렷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언어들이 일제히 줄을 서서 맑게 잔향을 남기며 퍼진다.
잠시 길잃은 바람 저 혼자는 두려워 비를 동행하겠다고 말한다.
또 몸살이 시작되려나!
찔레꽃미소 하나로 지극히 행복한 순간이었다.
비가 온다면 그것은 아픔이 될 것이다.
그리움이 될 수도 있고 슬픔이 될 수도 있다.
찔레꽃 향기만큼 황홀한 기쁨의 순간이 얼마간 지속되기를 기대했던 건 욕심이었을까.
비가 온다면 가슴팍 잘 여미어 비설거지 단단히
하라고 서둘러 마음에게 전갈을 보낸다.
오늘밤도 미열속에만 머물러 아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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